전체 글4229 #002 취향 다리기 / 이병률 #002 취향 다리기 '끌림'에서 -사진.글/이병률 2006. 4. 26. #035 좋은 풍경 / 이병률 #035 좋은 풍경 '끌림' 산문집- 사진.글/이병률 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새가 있다. 그 새는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슬픈 애기. 2006. 4. 25. 황사 지난 후 / 나호열 황사 지난 후 나호열 눈길이 머무르는 곳 멀다 손길이 가 닿는 곳 이제는 멀다 아침이면 알게 되리라 밤새 창문에 머리 부딪치며 외우고 또 외웠던 경전의 마디 다 부질없었음을 부질없었으나 그것이 아무도 살지 않는 사막에서 온 것임을 그 가볍고 가벼운 것이 우리의 눈을 감게 만들고 다시 한 번 .. 2006. 4. 25. 산아 / 나호열 산아 / 나호열 가라해도 가지않고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가까이 가면얼굴이 보이지 않고멀리 돌아서면마음이 보이지 않는다가져가라다 가져가라 하여도나는 그대 앞에선貧者온 몸 내미는 밧줄 같은 길을 오르니아득한 밑은온통 풍진뿐인걸거느린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이제 알겠구나초겨울 해는 .. 2006. 4. 25. 파울 첼란-시는 언어가 나타나는... - 시는 언어가 나타나는 한 형식이며, 언어는 그 본질상 대화적이기 때문에, 동시에 시는 병에 넣어 띄운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늘 희망에 차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또 언젠가는 물살에 실려 물에, 아마도 가슴의 나라에 와 닿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 2006. 4. 24.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파울 첼란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파울 첼란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물 속에는 돌과 동그라미가 있고 물 위에는 말이 있어 돌 주위에 동그라미를 놓느리라. 나는 나의 버드나무가 물가로 내려가는 걸 보았네, 나는 그 가지가 마치 팔처럼 깊은 데로 뻗치는 걸 보았네, 나는 그 뿌리가 하늘을 향해 밤을 기원하는 .. 2006. 4. 17. 비우니 향기롭다 - 박범신 박범신의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사색 편지 -비우니 향기롭다- 지은이의 말- 감히 말하지만, 나는 평생 주기적으로 '혁명'을 꿈꾸었다. 누군들 그 렇지 않겠는가 내게 혁명이란, 세계를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험적으로, 혹은 환경이나 습관의 축적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느 끼는 일상 속에 .. 2006. 4. 17. 죽음의 푸가 Todesfuge - 파울 첼란 죽음의 푸가 Todesfuge 파울 첼란 새벽의 검은 젖 우리는 그것을 저녁에 마신다. 우리는 그것을 한낮에 마시고 아침에 마신다 우리는 그것을 밤에 마신다 우리는 마시고 또 마신다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거기서는 사람이 갇히지 않는다 한 남자가 집에 산다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는 쓴다 날이 저.. 2006. 4. 14. 강가에서 / 나호열 강가에서 나호열 물비린내가 난다. 거기 누구? 잠시 멀어졌다가 이내 돌 아오는 풀 냄새. 무엇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 리에 머물겠다고 뿌리내리려는 꿈이 꿈틀거리며 울고 있 다는 것이다. 더듬거리는 손에 정적이 잡혔다가 저만치 안개로 달아나 버리고 훅, 흐느낌처럼 물비린내가 난다. .. 2006. 4. 13. 건봉사, 그 폐허 건봉사 / p r a h a 건봉사, 그 폐허 / 나호열 온몸으로 무너진 자에게 또 한번 무너지라고 넓은 가슴 송두리째 내어주는 그 사람 봄이면 이름 모를 풀꽃들에게 넉넉하게 자리 내어주고 여름에는 우중첩첩 내리쏟는 장대비 꼿꼿이 세워주더니 가을에는 이 세상 슬픔은 이렇게 우는 것이라고 풀무 치, 쓰르.. 2006. 4. 13. 음지식물 / 나호열 음지식물 나호열 태어날 때 어머니가 일러주신 길은 좁고 어두운 길이었다 기억할 수 없지만, 내가 송곳이 아니었다면 어머니의 울음은 그렇게 푸르지 않았을 것이다. 몸에 남아있는 푸른 얼룩은 고통의 살점 알 수 없는 적의는 죄와 길이 통하고 먼저 내 살점을 뚫고 나서야 허공을 겨눈다 이른 봄 벌.. 2006. 4. 1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테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테라 . . . 어떤 결단이 올바른 것인가를 검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비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체험을 한다. 최초로 준비 없이 체험을 한다. 연습도 해보지 않고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와 같다. 하지만 삶을 위한 최초의 시.. 2006. 4. 10. 이전 1 ··· 341 342 343 344 345 346 347 ··· 3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