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野의 깃털펜/김경성 - 근작시115 물의 가면 / 김경성 [김경성] 물의 가면 - https://naver.me/Gsjv83TI [김경성] 물의 가면물의 가면김경성물속에 갇힌 나무가 있었다물결이 나무를 휘감으며 흘러갔다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가지를 늘어트려서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어떤 말들을 써 내려갔다하냥 물꽃이 피었다봄부www.cnpnews.co.kr 2025. 3. 29. 너트와 볼트 / 김경성 너트와 볼트 김경성 나는 사라진다너도 사라지고 우리 모두 사라진다그 후 오랫동안 서로를 들여다본다 아주 작은 내가 당신의 몸을 감싸 안고 있는 힘껏 조일 때 비로소 한 세상이 열린다 그 누구라도그 무엇이어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당신과 나개울을 건너고 강을 건너며이쪽과 저쪽을 잇는 첫길이 되어흘러가는 것들을 오래오래 바라볼 수 있다면맞닿아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우리로부터 번지는 파장느슨해진 세상을 여민다-월간 2024년 10월호 2024. 12. 19. 물의 가면 / 김경성 물의 가면 김경성 물속에 갇힌 나무가 있었다물결이 나무를 휘감으며 흘러갔다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가지를 늘어트려서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어떤 말들을 써 내려갔다하냥 물꽃이 피었다 봄부터 품어온 연두가 시간의 켜를 입고 빛을 받은 이파리의 문양은 수만 가지 색을 품고 있었다 물 비침이 없는 날이 많아졌다나무는 얼음판에 먹지를 대고 이파리 한 장 없는 그림자로 길을 찾고 있었다 갇힌 것은 나무가 아니라 강물이었다 천천히 봄이 오고 얼음 가면이 사라지며 출처를 모르는 물길이 숨을 고르면서 나무의 몸속에 있는 푸른 귀를 불러냈다 강가에 수풀이 일어서는 무렵허리가 휜 여뀌꽃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며꽃무늬 낙관을 낭창낭창 찍고 있었다 (월간 2024년 가을호 2024. 12. 19. 칸나의 방 / 김경성 칸나의 방 김경성 붉은 칸나 꽃 색을 다 거두고넓은 잎에 그림자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바람 불 때마다 안개를 묻힌 듯 아득해진다 새 한 마리 검은 그림자를 끌고 왼편으로 날아간다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듯너무나도 선명한 그림자맑은 햇빛이 태워버렸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나는 그저 바라본다 당신은 멀리 있고 칸나는 너무 가까이 있어점점 더 타오르는 칸나의 붉음을 어찌하지 못해치마를 돌돌 말아서 무릎 위에 올려놓고몸을 잘 접어 키 큰 칸나아래 누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오후한 생을 다 살아버린 듯칸나 아래 누워서 칸나의 붉음을 입는다달아오른 마음까지도 온통 칸나빛이다 -월간 2024년 10월호 2024. 12. 19. 분절음 / 김경성 분절음 / 김경성 와편에 새겨져 있는 물고기 등뼈가 이지러져 있다 아가미를 드나들던 숨도 지느러미와 함께 사라졌다부레의 힘으로 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는 물고기의 집은 물속이 아니었다 몇 장 남아있는 비늘을 지문처럼 지층 속에 넣어두고오랫동안 저 자리에 있다 흩어져 있는 조각을 보며 누군가의 집이었다고 예감할 뿐사용흔으로 내력을 다 읽기에는 시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뼈가 시큰거린다, 짜 맞추어져 있던몸의 언어가 해체되는 중이다 뼈마디 사이에 둥근 집이 있어서 몸을 비틀 때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어긋난 뼈를 추스르며 흩어져 있는 조각을 맞춰본다기울어진 내 그림자가 비어있는 퍼즐을 덮으며 한 풍경이 된다 어골무늬 선명한 와편 하나를 몸에 끼워 넣는다흩어졌던해체되었던문장이 하.. 2024. 12. 19. 씨가시 올금 연지 */ 김경성 씨가시 올금 연지 */ 김경성 소주됫병 속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다끊어낼 수 없는 유전자는 언제나 대기 중이고마음속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저 비의를예측할 수 없어 아득하다 숨길을 막고 있는 병마개는 언제쯤 열리나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백 년 동안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이작은 풀꽃이 세상을 끌고 왔다 잘 영근 씨앗을 병 속에 넣어두고봄을 기다렸던 사람은 꽃봄을 만나지 못하고 먼 길 떠났다 당신의 심장에 손을 대면 두근거림이 전해오듯이씨앗을 넣어두고 말문을 닫은 사람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그 마음 알고 싶어 병 속 깊이 들여다보며 씨눈을 찾아본다 봄이 오면 가득히 피어나고 싶어서단단하게 몸을 여민 씨알들개밥바라기별 옆에서 잠에 들면 꽃이 피어나는 꿈이라도 꿀 수 있을까 씨앗은 병속에 갇혀 있고씨.. 2024. 12. 19. 나의 이름을 지우고 / 김경성 나의 이름을 지우고 김경성 무언가를 써야 한다면어느 먼 곳에 있는 이름을 가져와야 하나요 폐사지에서 몇 백 년 동안 누군가를 기다리는 5층석탑이라고 써도 될까요 화르르 바람에 물려 입술문자를 쓰는 꽃잎이 되어 시간을 잃고 함께 흘러가는 오후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멀리 앉아 바라보는 탑 너머로 펄럭펄럭 낮게 날아가는 쇠백로처럼자꾸만 어딘가로 흘러가는 마음 움켜잡았습니다 무릎 꿇고 엎드려서 바라보는 꽃황새냉이는왜 그렇게 흔들거리는지요탑돌이를 하던 사람들의 마음 소리를 들었던탑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습니다 끝내 그 말을 듣지 못하고정거장 이정표도 없는 갓길에서 너무 늦게 오는 버스를 타고낯선 마을 모퉁이를 돌 때마다예감처럼 보이는 그 무엇을 보고는어떤 이름이 입안에서 맴돌았습니다 (66한국시인> 2024년 .. 2024. 12. 19. 심해어 / 김경성 daum 이미지 옮겨옴 심해어 김경성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는 빛의 그물에 걸러지는 저음의 빛마저 다 지워버린 몸을 키운다 벗겨낼 수 없는 눈꺼풀은 생을 이끄는 길의 눈 보이지 않으나 몸의 감각으로 소리를 보는 예측할 수 없는 신비 집도 절도 없이 텅 빈 내 몸의 비늘을 긁어내며 가보지 못한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처 속으로 짠물이 들어가도 바닷물의 농도에 나를 맞추었다 절여진 상처는 어느 순간 덤덤했다 바다의 소실점이 되어 살아가는 심해어 바다 너머로 가고 있다 -2024년 여름호 2024. 6. 6. 분홍은 언제나 / 김경성 분홍은 언제나 김경성 분홍이라 하면 물 따라 흘러가는 잠두리 길 개복숭아 꽃이지요 꽃 뭉게뭉게 피어나면 강 건너에서도 몸이 먼저 나가고요 맨발로 오는 연두가 있어 산벚꽃 흩날리며 저기 저기 분홍 꽃물 바람이 길을 감싸 안고 불어오지요 분홍은 먼 데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정릉 골목에서도 개복숭아 꽃물 켜면 가지에서는 심줄이 보였어요 쏘아 올리는 푸른 화살촉, 시위를 당기는 것은 새들이었지만 화살을 맞는 것은 나무 아래 서성이는 사람이었어요 어느 날 뿌리째 뽑혀 나가는 개복숭아 나뭇가지 껍질을 벗겨냈어요 푸른 피가 끈적하게 손끝에 묻어나며 긴 뼈가 하늘로 치솟았지요 나무가 피워 올리던 분홍도 사라지고 해마다 피었던 그 자리에 분홍 그림자만 넘실거려요 껍질 벗겨낸 개복숭아 가지가 점점 흰 뼈가 되어가요 분홍을.. 2024. 6. 4. 분홍은 언제나 / 김경성 https://naver.me/Gvd8337v 분홍은 언제나 / 김경성분홍은 언제나 김경성 분홍이라 하면 물 따라 흘러가는 잠두리 길 개복숭아 꽃이지요꽃 뭉게뭉게 피어나면강 건너에서도 몸이 먼저 나가고요 맨발로 오는 연두가 있어산벚꽃 흩날리며link.naver.com 2024. 6. 3.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