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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막은멀고바람은가깝다/베트남33

3월, 베트남 붕따우 여행 날마다, 새벽 다섯 시 무렵부터 두어 시간 동안 바다에 머물렀다. 물 빠지는 바다로 들어가서 낡은 목선의 연대기를 읽었다. 이쪽 바다에서 저쪽 바다 끝까지 걷고 멈추고 또 걷고 바다 속으로 첨벙첨벙 들어가서 물의 숨소리도 들어보며 바람과 빛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날이 밝아오고 뜨거운 태양이 떠올랐다. 무엇인지 모를 그 어떤 것이 내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주기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새벽 두 시, 세시, 네시 푸른 하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호텔문을 나섰다.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바다에는 벌써 수영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저녁 무렵이면 푸르메리아 꽃향기가 바람에 섞여서 호텔 앞 거리가 온통 꽃향기로 가득했다. 날마다 새벽 바다에 나가고, 호텔 조식 후 휴식 거리 산책하며 .. 2023. 4. 12.
스며들다, 새벽 바다 # 3 새벽 다섯 시에서 여섯 시 사이 가로등이 켜있어서 물빛이 초록으로 보입니다. 여섯 시 무렵 가로등이 꺼지면 하늘도 바다도 온통 프러시안 블루가 됩니다. 만선의 배를 기다리는 그는, 새벽마다 방파제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섯 시 무렵부터 날이 밝아오는 여섯 시 까지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야자나무 아래 앉아서 그를 바라보고요. 한 시간 동안 그렇게요. 그러고 싶었습니다. 기다림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만선의 배가 돌아오고 그는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다섯 시에서 여섯 시 사이 한 시간 동안의 풍경입니다. 다음에 갈 때는 꼭 이름을 물어봐야겠습니다. 여섯 시 무렵 가로등이 꺼지면 바다와 하늘이 같은 색으로 물든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진 2023. 2. 8.
스며들다, 새벽 바다 # 2 아이폰 사진 붕따우 2022. 12. 29 2023. 1. 9.
스며들다, 새벽 바다 # 1 아이폰 사진 그저 바라보며, 바라보며 어떤 뜨거움이 일렁거려 나도 그만 그대로 바다가 되었던 새벽 2023. 01. 06 무이네 2023. 1. 9.
물 위의 나날들 #2 물 위의 나날들 #2 -만조의 시간이 되면 그물은 부풀어 오르고 그물을 묶어놓은 나무 위를 걸어 다니며 그물 손질을 하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한 마리 새 같았다 작은 움막으로 들어가면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깃발은 펄럭이고 언제쯤이나 간조의 시간이 오는 것인지 망고주스를 마시거나 달콤하고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느 틈에 수평선이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내 앞의 생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물 위에 앉아있는 모르는 사람의 생을 들여보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야자수나무 아래 앉아서 바라보았던, 낯섬과 익숙함 2020. 8. 17.
물 위의 나날들 #1 벌써 오래전 일들이 되고 말았다. 쏜살같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다. 이제는 어디든 비행기는 뜨지 않고 가 닿을 수 없으니 여행 가고 싶다....혼잣말을 자주하게 된다. 스콜에 한낮의 열기가 조금 가라앉는 오후 무렵 바닷가에 나오면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또 불고... 참파꽃이 바람에 날려서 바다에 떨어지면 바다는 그 꽃을 꿀꺽 삼켜버린다. 꽃을 삼킨 바다는 말이 없고 나는 한없이 바라보고 암청빛 하늘과 바다가 하나의 빛깔로 물들 무렵 집으로 온다. 그렇게 한 달 여씩 머물렀던, 그곳이 그립다. 망고와 아보카도, 파파야, 카스타드애플, 코코넛야자, 반미, 라임, 패션프룻츠 베트남 커피. . . . 2020. 7. 18.
나는 나를 모르고 나는 나를 모르고 붕따우에서 무이네사막 가는 길, 2019년 2월 흐르지 않고 정지되어있는 나날들이다. 모든 것들이 다 흘러가는데 나만 이렇게 고요 속에서 침잠해있다. 그저 나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나는 나를 모르고 2019. 7. 24.
무이네 사막 #3 무이네 사막 #3 2019. 7. 24.
무이네 사막 #2 무이네 사막 #2 2019. 7. 24.
무이네 사막 #1 무이네 사막 #1 2019.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