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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막은멀고바람은가깝다/베트남

물 위의 나날들 #2

by 丹野 2020. 8. 17.

물 위의 나날들 #2

 

-만조의 시간이 되면 그물은 부풀어 오르고

그물을 묶어놓은 나무 위를 걸어 다니며 그물 손질을 하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한 마리 새 같았다

 

작은 움막으로 들어가면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깃발은 펄럭이고 언제쯤이나 간조의 시간이 오는 것인지

망고주스를 마시거나 달콤하고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느 틈에 수평선이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내 앞의 생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물 위에 앉아있는 모르는 사람의 생을 들여보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야자수나무 아래 앉아서  바라보았던, 낯섬과 익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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