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나날들 #2
-만조의 시간이 되면 그물은 부풀어 오르고
그물을 묶어놓은 나무 위를 걸어 다니며 그물 손질을 하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한 마리 새 같았다
작은 움막으로 들어가면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깃발은 펄럭이고 언제쯤이나 간조의 시간이 오는 것인지
망고주스를 마시거나 달콤하고 진한 베트남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느 틈에 수평선이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내 앞의 생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물 위에 앉아있는 모르는 사람의 생을 들여보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곳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야자수나무 아래 앉아서 바라보았던, 낯섬과 익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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