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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 램프를 켜다349

달걀 / 고영 달걀 고영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창을 닫았다. 어둠을 뒤집어 쓴 채 생애라는 낯선 말을 되새김질하며 살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집은 조금씩 좁아졌다. 강해지기 위해 뭉쳐져야 했다. 물속에 가라앉은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있는 힘껏 외로움을 참아야 했다. 간혹 누군가 창을 두드릴 때마다 등이 가려웠지만. 방문(房門)을 연다고 다 방문(訪問)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가 되지 못하는 머리가 아팠다. 똑바로 누워 다리를 뻗었다. 사방이 열려 있었으나 나갈 마음은 없었다.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나는 아직 더 잠겨 있어야 했다.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장석주 시인 문학평론가 달걀은 알의 한 종류다. 알은 상징세계에서 영(零), 중심, 생명의 배자(胚子)를 가리킨다. 우.. 2024. 9. 13.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이성복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이성복 詩는 '머리의 언어' 전복시키는 '몸의 언어' “여배우의 모습 밑에서 수녀를 사랑하다니!…” 19세기 프랑스 작가 네르발의 ‘실비’라는 소설의 이 한 구절은 30년의 내 문학적 삶의 도정을 드러내는 적절한 비유로 쓰여질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지금까지 내가 문학을 애지중지해 왔던 것은 구두 밑창을 파고든 압정처럼 좀처럼 빠지지 않는 신경증적 야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책 제목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끌어와 말하자면, 지난 세월 내 혼곤한 문학적 삶은 ‘야심’이라는 의지와 ‘문학’이라는 표상의 합작품이었던 셈이다. 대체 난공불락의 그 신경증적 야심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떤 까닭으로 하필 문학이라는 탄두를 가지게 되었는.. 2024. 9. 10.
인간의 심리적 미로 : 칼 융의 원형과 상징의 세계 https://naver.me/FzQV9ChI 인간의 심리적 미로: 칼 융(Carl Jung)의 원형과 상징의 세계분석심리학의 가정 분석심리학은 칼 융(Carl Jung)의 심리학 이론으로, 체험에 근거한 이론입니다. 칼 융...blog.naver.com 분석심리학의 가정 분석심리학은 칼 융(Carl Jung)의 심리학 이론 으로, 체험에 근거한 이론입니다. 칼 융은 정상 인과 정신장애 환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마 음을 관찰하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살펴본 경험 을 토대로 이론을 형성했습니다. 이 이론은 객관 적인 사실이나 절대적인 진리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석심리학 은 각 개인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사실과 경험에 초점을 맞추며 그들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않습니.. 2024. 8. 12.
가르침과 잔소리 / 변종태 http://www.jejuilbo.net/news/articleView.html?idxno=227185 가르침과 잔소리 - 뉴제주일보졸업 후 찾아오는 제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내가 가르친 수업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수업 중간에 심심풀이로 한 이야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얼핏 듣기에는 ‘수업은 시원찮았는데 농www.jejuilbo.net #변종태 시인 #뉴제주일보 #다층 2024. 5. 15.
황정산 평론집 『소수자의 시 읽기』 황정산 평론집 『소수자의 시 읽기』 시인의 윤리와 소수자로서의 시인 시인은 아이러니한 존재이다. 쉽게 말해 불량함이 윤리가 되는 존재이다. 세상의 가치에 반하고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며 권력이 쳐 놓은 질서를 애써 거부하는 불량함을 통해 삶과 세상을 성찰하는 윤리를 실천한다. 비윤리 또는 탈윤리가 윤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가치에 순응하고 규범화된 윤리를 맹종하는 시인은 비윤리적이라 단언할 수 있다. 더러 그러한 시인들이, 기존의 가치관에 안주하며 위안을 느끼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거나 권력의 시혜를 얻어 안락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규범의 강요에 신음하고 있을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속박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이라 할 수 있다. 종교적 교의를 설파하고 정.. 2023. 12. 6.
현대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과 아내 오르탕스 https://v.daum.net/v/20230610070316193 "못생긴 악녀로 유명"…남편 장례식도 안 간 그녀의 '반전' [성수영의 그때 그 사람들]“못났다, 못났어. 호호호…. 저 그림 속 여자 좀 봐. 정말 너무하지 않아?” 190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을 박람회. 1년 전 세상을 떠난 ‘현대미술의 아버지’ 폴 세잔(1839~1906)의 초상화 작v.daum.net 2023. 6. 11.
동사, 형용사에서 활용어미 / 강인한 국어의 동사 활용어미에서 ‘~는’과 ‘~은’, 그리고 형용사 활용어미에서 ‘~는’과 ‘~은’을 비교해 봅시다. 동사 “붙잡다”와 형용사 “아름답다”를 비교해볼까요. 붙잡는(지금 현재 붙잡고 있는 상태), 붙잡은(붙잡는 행위가 완료된 상태, 과거의 개념) 아름답는(형용사는 현재 진행형을 쓸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아름답다의 현재형 혹은 현재진행형 ‘아름다운’이 되겠지요) 충분치 않다(충분하지 않다)는 형용사 ‘충분하다’의 부정표현. 현재 형태의 표기라면 ‘충분한’입니다. ‘충분하는’이라고 쓸 수 없지요. 마찬가지로 ‘충분치 않은’이라고 써야하며, ‘충분치 않는’이라고 쓰는 건 문법에 어긋난 표기입니다. '아름답지 않는'이라고 쓸 수 없음은 이해할 테지요? 그렇다면 '아름답지 않은'이라야 바른 표기인 것입.. 2022. 11. 25.
한국 현대시를 읽는 길 / 나호열 https://prhy0801.tistory.com/15683341#none 한국 현대시를 읽는 길 2019.10.26 함석헌기념관 14:00 한국 현대시를 읽는 길 나호열 ◆ ‘시란 무엇인가?’에서 ‘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의 전이 내 작품이 문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검토해 보 prhy0801.tistory.com 한국 현대시를 읽는 길 나호열 ◆ ‘시란 무엇인가?’에서 ‘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의 전이 내 작품이 문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검토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물론 '나는 커다란 야심이 없이 쓰는 것이 즐거워 그냥 쓰여지는 대로 쓸 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이 질문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작.. 2022. 11. 1.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 엄경희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엄경희 (문학평론가, 숭실대학교 교수) 말의 첫 번째 기능은 상대에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우리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애쓰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뜻과 입장을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시인은 가급적 비논리적으로, 애매하게 말한다.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애매한 말은 일반적으로 곤혹스러움을 낳는다. 우리가 명쾌함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인은 왜 애매하게 말하나? 말하기 방식에는 이도가 내재해 있다. 시인이 애매성을 추구하는 이유는 단적으로 말해 인생사가 복합적이고 애매하기 때문이다. 내가 시의 애매성에 대해 이처럼 설명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웃는다. 그 답이 너무 당연하고 싱겁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2022. 10. 24.
창비 제37회 만해문학상 김명기 시인 https://blog.naver.com/changbi_book/222905212332 제37회 만해문학상 수상 발표 제37회 만해문학상 수상 발표 수상작 김명기 시인 『돌아갈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특별상 비마이너... blog.naver.com 202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