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991 강물에 대한 예의 / 나호열 [나호열] 강물에 대한 예의 - https://naver.me/5apuIFXH [나호열] 강물에 대한 예의강물에 대한 예의나호열 아무도 저 문장을 바꾸거나 되돌릴 수는 없다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 이야기인지옮겨 적을 수도 없는 비의를 굳이 알아서 무엇 하리한 어둠이 다른 어둠에 www.cnpnews.co.kr 2025. 4. 6.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요크데일, 인디고 책방 2층 창가에 앉아 있다저 멀리 윌슨 역에 서성거리는 그림자들 조합되지 않은 기호들 같다401 익스프레스웨이와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나는 고개를 돌려 길을 되짚어야 한다길을 되짚으려면 시선은 가지런한 서가에 아프게 가 닿는다저 미지의, 뚜껑을 열기 전에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책들제목이 먼저 와 닿거나표지가 예뻐 손이 먼저 가거나선택되기 위해서 직립한 책들을 보면 공연히 가슴이 시리다너무 쉽게 읽어버린 책들너무 어려워 팽개쳐버린 책들그 책들을 바라보면서 그를 생각한다얼마나 두꺼운 내용을 읽어내고우리는 이승을 마감하는 것일까나는 사랑이란 이미 씌어진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표지만 있을 뿐 목차도 서문도 스스로 써내려가야 할속이 빈 책이 어디엔가 있을 .. 2025. 4. 2. 바람으로 달려가 / 나호열 https://www.cn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30 [나호열] 바람으로 달려가바람으로 달려가나호열달리기를 해보면 안다속력을 낼수록 정면으로 다가서서더욱 거세지는 힘그렇게 바람은 소멸을 향하여줄기차게 뛰어간다는 사실을그러므로 나의 배후는 바람으로바람으www.cnpnews.co.kr 2025. 3. 10. 시는 깨달음의 경전이 아니라 가슴으로 쓰는 기도문이다 / 나호열 나의 시, 나의 시론나호열 북 북은 소리친다속을 가득 비우고서가슴을 친다한 마디 말밖에 배우지 않았다한 마디 말로도 가슴이벅차다그 한 마디 말을 배우려고북채를 드는 사람이 있다북은 오직 그 사람에게말을 건다한 마디 말로평생을 노래한다 시는 깨달음의 경전이 아니라 가슴으로 쓰는 기도문이다. 나호열 시 공부에 입문한 지 오십 년, 고희를 맞이하여 시선집『울타리가 없는 집』(2023)를 냈습니다. 첫 시집『담쟁이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를 발간한 이후 시집『안부』(2021)까지 21권의 시집 중에서 200편을 선정하기로 하고 작품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얼추 천 오백 편의 시에서 어떻게 골라낼까 고심을 했는데 의외로 짧은 시간에 선정 작업이 끝났습니다. 내게는 모두 소중했지만 제법 시를 가려보는 안.. 2025. 2. 21. 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나호열] 눈물이 시킨 일 - https://naver.me/FFGU0Hyk [나호열] 눈물이 시킨 일눈물이 시킨 일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허물어 버리는,그러나저www.cnpnews.co.kr 2025. 2. 21. 시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 나호열 시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나호열 광릉수목원에 갔었다. 겨울이 막 삭막한 도시에 불청객처럼 찾아온 어느 날 이었다.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운집한 숲은 적막하였으나 그곳 또한 생명의 싸움터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메타세콰이어와 같은 활엽수들은 잎들을 떨구고 선정에 든 듯 하였으나 침엽수들을 여전히 바늘 같은 푸른 잎들을 내밀고 있었다. 나무들이, 숲들이 얼마나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는지 보려면 겨울이 되어야 한다는 숲 해설가의 설명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참나무에 자리를 빼앗긴 메타세콰이어는 한쪽으로만 가지를 뻗었고, 어린 엄나무는 온 몸에 가시를 박아 제 몸을 추스렸다. 피톤치트를 내뿜는 전나무 숲 아래에는 풀들이 자라지 않았으니 인간들의 건강에 그리 좋다는 피톤치트는 사실 그 나무들이 해충과 풀들의.. 2025. 2. 19. 저녁 부석사 / 나호열 [나호열] 저녁 부석사 - https://www.cn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55 [나호열] 저녁 부석사저녁 부석사나호열무량수전 지붕부터 어둠이 내려앉아안양루 아랫도리까지 적셔질 때까지만 생각하자참고 참았다가 끝내 웅얼거리며 돌아서버린첫사랑 고백 같은 저 종소리가도솔천으로 올www.cnpnews.co.kr 2025. 2. 4. 시창작의 기본 / 나호열 시창작의 기본나호열 1. ‘시가 무엇인가?’ 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고 집착하지 않는다. 시는 설득의 문학이 아니라 암시의 문학임을 이해한다. (춤은 동작 자체의 미를 추구하고, 걸음은 목적지로 다가서는 것이다) 2. 시의 생명은 하고 싶은 메시지를 압축과 비약을 적절하게 사용하는데 있다.(상징과 이미지 중심) 3. 주제와 소재에 대한 개념을 숙지한다. (주제: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요지, 소재: 주제를 잘 드러내게 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도구) 4. 어려운 한자어, 겉으로 멋있는 단어에 집착하지 말 것.5. 비유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직유 simile: 비교를 통한 유사성 추구) (은유 metaphor: 유사성의 측면 직관과 상상력) (환유: 인접성) (우유 allegory: 속담 우화) (반어법.. 2025. 1. 24. 청동화로靑銅火爐 / 나호열 청동화로靑銅火爐 / 나호열 이 세상 가장 낮은 땅, 강 하구 뻘밭에 금가고 깨진 청동화로가 가슴에 강과 바다를 가득 품고 있었다. 스스로 어떻게 뜨거워질 수 있었겠는가 그대가 말없이 태우던 잿빛 문장이 한번 더 불길로 일어나 그 불길을 누르고 또 누르던 그대의 눈물이 없었다면 뜨겁게 달구어질수록 조금씩 뒤로 물러앉아 뜨개질을 하거나 아주 슬픈 소설을 읽어 가는 눈빛이 없었다면 겨울의 긴 바람, 유리처럼 부서져 내리는 별들이 가슴에 가득 차면 영혼의 깊은 샘물을 길어올리듯이 조심스레 가슴을 말 못하고 태워 버린 재들을 비워주던 그 손길이 없었다면 그러나 싸늘히 식어가는 일은 오직 나만의 일이었기에 조금씩 금가고 깨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 2025. 1. 22. 얼굴 - 봉감 모전 오층 석탑 ㆍ얼굴- 봉감 모전 오층 석탑 나호열 아무도 호명하지 않았다. 까마득하게 오래 전부터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맑은 물가에 나아가 홀로 얼굴을 비춰보거나, 발목을 담궈 보다가 그 길 마저 부끄러워 얼른 바람에 지워버리는 나는 기댈 곳이 없다. 그림자를 길게 뻗어 강 건너 숲의 가슴에 닿아보아도 나무들의 노래를 배울 수가 없다 나에게로 가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떨어질 낙엽 대신 굳은 마음의 균열이 노을을 받아들인다. 늘 그대 곁에 서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깨에 기댄 그대 때문에 잠깐 현기증이 일고 시간의 열매인 얼굴은 나그네만이 알아본다. 흙바람을 맞으며 길을 버린 그대가 하염없이 작다. *봉감 모전 오층 석탑: 경북 영양군 입압면 산해리 봉감마을 밭 가운데 서 있는 模塼 탑이다. 시션집 2025. 1. 16. 이전 1 2 3 4 ··· 1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