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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丹野의 깃털펜/풍경이 되고싶은 詩61

모란의 저녁 외 7편 / 김경성 은파 두영자 시인님 고맙습니다.❤️ 2023. 12. 26.
우산 / 김경성 (낭송 / 최경애) https://youtu.be/jSSgSqFCoqY 2023. 12. 26.
돌 속에서 잠든 새 / 김경성 돌 속에서 잠든 새 ​ 김경성 ​ ​ 오래 생각하는 것들은 새가 되었다 어떤 새는 돌 속에서 잠이 들었다가 솟대가 되었다  하늘과 지상을 잇는 빛의 길을 내어주는 것이 그의 몫, 깃털이 빛을 받아 사람들의 머리 위에 무지갯빛을 내려주어도 염원처럼 생각은 쉬이 접어지지 않고 무엇이 되고 싶다고 한마디 말을 해보지만 간절한 말은 너무 깊이 있어서 가장 늦게 터져 나왔다 그 말은 끝내 번져가지 못하고 그저 맴돌기만 할 뿐 너무 오래 생각을 하거나 생각 속으로 너무 깊이 빠져드는 일은 돌 속에서 잠든 새를 꺼내는 일처럼 어렵다 정으로 수없이 내리쳐서 오래 잠겨있던 생각을 걷어내면 새는 그때 잠에서 깨어난다 돌 속에서 가장 먼저 나온 부리가 어떤 울음으로 말을 한다 그 말을 잘 접어서 하늘과 잇닿는 빗금 위에 .. 2022. 12. 24.
천천히, 깊이, 시를 읽고 싶은 당신에게 / 이동훈 지음 천천히, 깊이, 시를 읽고 싶은 당신에게 이동훈 지음 서해문집 2019년 낯선 시의 집에서 마주친 아늑하고 다정한 이야기 2022. 1. 11.
[반경환 명시감상] 세상의 꽃들 7 / 해국 - 김경성 [반경환 명시감상] 세상의 꽃들 7 / 해국 - 김경성 해국 김경성 부리가 둥글어서 한 호흡만으로도 바람을 다 들이킨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해국 수평선의 소실점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향기뿐이라고 부리 속에 향 주머니를 넣어두었다 후우우- 곡예사처럼 바람의 줄을 잡고 절벽을 오르는 향긋한 숨 둥근 부리를 열어 보이는 일이 하늘 높이 나는 것보다 더 농밀하다 날지 못하는 바닷새, 상강 무렵 바다를 향해 연보라빛 부리를 활짝 열었다 향기가 하늘까지 해조음으로 번졌다 바다가 새보다 먼저 젖었다 - 『시와 경계』 2013년 겨울호 2022. 1. 11.
와온臥溫 / 詩 김경성(낭송 이온겸) https://youtube.com/watch?v=3Sma_FKqkiI&feature=share 와온臥溫 詩 김경성(낭송 이온겸)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으니 멈추는 곳이 와온臥溫이다 일방통행으로 걷는 길 바람만이 스쳐갈 뿐 오래전 낡은 옷을 벗어놓고 길을 떠났던 사람들의 곁을 지나서 해국 앞에서도 멈추지 못하고 세상의 모든 바람이 비단 실에 묶여서 휘청거리는 바람의 집으로 들어선다 눈가에 맺힌 눈물 읽으려고 나를 오래 바라봤던 사람이여 그 눈빛만으로도 눈부셨던 시간 실타래 속으로 밀어 넣는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만이 아니다 흘러가버린 시간의 날줄에 걸쳐 있는 비릿한 추억, 삼키면 울컥 심장이 울리는 떨림 엮어서 갈비뼈에 걸어 놓는다 휘발성의 사소한 상처는 꼭꼭 밟아서 날아가지 못하게 하고 너무 깊은 상처는 .. 2022. 1. 11.
추전역 / 김경성 추전역 김경성 꼬리지느러미 오른편에 앉았다 한 번씩 몸을 비틀 때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아가미 속으로 산길 꾸러미가 흘러들어 갔다 검은 길은 등지느러미를 따라 흘러가고 물박달나무는 제 몸의 비늘을 벗겨서 속 길을 그렸다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연필심이 제 몸의 뼈대가 된 추전역, 이따금 밑줄 긋고 가는 물고기가 없다면 문장을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4B연필로 그어놓은 산길 위에 산란하는 물고기 떼, 배지느러미에 말간 알을 가득 안고 바다 쪽으로 흘러갔다 당신의 옆줄*에 기대어서 내 생도 저물어간다 *물고기의 옆줄(측선)은 물의 온도, 흐름, 수압, 진동을 감지한다. 2022. 1. 11.
당신의 시 ‘김경성 시인’ www.ccwtv.kr/article/view/704 당신의 시 '김경성 시인' 김경성 시인 약력 전북 고창 출생 . 2011 년 《미네르바》 등단 . 시집 『와온』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가 있음 . ... www.ccwtv.kr 2020. 12. 10.
이끼꽃[이준식의 한 시 한수]〈47 이끼꽃[이준식의 한 시 한수]〈47〉 이준식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입력 2020-02-28 03:00수정 2020-02-28 04:51 햇볕이 들지 않은 곳일지라도 푸르름은 때맞춰 저절로 오기 마련. 이끼꽃, 쌀알만큼 자그마해도 모란처럼 활짝 꽃 피우는 걸 배우네. (白日不到處, 靑春恰自來. 苔花如米小, 也學.. 2020. 4. 4.
아픔에 대하여 / 황정산 아픔에 대하여 황정산 그 동안 우리는 아픔을 아픔이라 말하지 못했다. 나의 고통은 약함의 표징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참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적어도 나는 강해지거나 강하다고 착각할 수 있었다. 강압과 차별과 등급과 서열을 만들고 그것들의 지배를 내면화 시켜왔다. 고.. 2019.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