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세상과 세상 사이201 폐사지를 읽다 / 나호열 폐사지를 읽다 나호열 폐사지는 말 그대로 절이 있던 빈 터입니다. 그러나 그 빈 터에 보물이나 국보로 가늠할 유물이 출토되거나 남아 있게 되면 법령에 따라 빈 터로 남겨지게 되는 것이지요. 보전되고 있는 폐사지에는 그래서 탑이나, 전에는 부도라 불렸던 승탑이나 고승들의 탑비, 그리고 석등이 남아 있습니다. 처음 폐사지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 두고 험난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첫 걸음을 내딛었던 막 불혹에 이르렀던 삼십 년 전 여름이었지요. 강원도 고성 그러니까 휴전선 바로 밑이어서 625 전란이후 민간인 출입이 금지 되었던 건봉사가 처음 개방되었던 그 때, 반 세기 가까이 폐허로 살아있던 그곳에 발길이 닿았던 것이지요. 총탄 자국이 선명한 일주문을 지나니 풀들이 사람 키만큼 자라.. 2024. 3. 17. 회상回想속에 깃든 삶의 원형에 대한 탐구 / 권재효 시집 <<내 마음속 너도 밤나무숲>> 회상回想속에 깃든 삶의 원형에 대한 탐구 나호열 (시인, 경희대 사회교육원 교수) - 사랑이란 우주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기억, 추억, 회상 애월에 갔었다. 봄이었는지 가을이었는지 밤은 깊었고 우리 밖에 손님은 없었던 듯, 전통차를 마셨는데, 여주인은 단아했고, 이미 전부터 그.. 2014. 10. 13. 생명의 외연 外延을 찾아가는 탐색의 기록 / 김상숙의 시 맥시코만 갈베스톤 / 프라하 생명의 외연 外延을 찾아가는 탐색의 기록 나호열 1. 뭉크 Edvard Munch는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그러나 해결이 불가능하고 어쩌면 외면하고 싶어 하는 문제를 그림으로 드러냈다. 어려서부터 겪어야만 했던 친족의 죽음은 그의 그림을 통하여 실존의 고독과 고.. 2014. 8. 12. [나호열 시인 조명]고독한 북채로 울리는 공(空)의 노래 / 강경희 나호열 시인 조명 고독한 북채로 울리는 공(空)의 노래 강경희(문학평론가) 시인은 구도자가 아니다. 생의 지극한 경지에 도달하려는 고행과 수행의 길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시는 통달의 체험도 구원의 열반도 완성하지 않는다. 시인이 경건한 시간과 숭고한 순간을 포착하려는 .. 2014. 3. 7. 나호열의 詩와 토크 나호열의 詩와 토크 시 Talk -열 두 편의 시와 이야기- ▪ 때 : 2013.12.27(금) 오후2시-4시 ▪ 곳 : 도봉문화원 회의실 주최 : 도봉문화원 후원 : 도 봉 구 <본 사업는 도봉구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나호열 차 례 나호열 시에 대한 짧은 생각들 1p. 시와 토크를 열면서 나.. 2014. 1. 3. 절망, 너에게 쓰는 편지 / 나호열 절망, 너에게 쓰는 편지 나호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길어야 보름 남짓 지상에서의 짧은 삶을 위해 십 년을 땅 밑에서 보내는 매미의 일생이 처연하리만큼 아름답다. 어디 아름다운 것이 매미뿐이겠느냐. 잠자리, 거미로부터 시작해서 아무 곳에나 풀.. 2013. 8. 16. 어떤 사유가 영글었을 때 시를 쓰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사유가 영글었을 때 시를 쓰는 것이라기보다는 시를 쓰는 과정을 통하여 ‘어떤’ 이라고 표현되는 사유가 명확한 하나의 사유(신념이라도 좋고 관념이라도 좋고)가 숙성되는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마치 세상 일의 환난을 겪고난 후에 철이드는 것처럼.... 그러므로 한 편의.. 2013. 7. 19. [스크랩] 시는 술이다 시는 술이다 60이 되어서야 시가 무엇인지 어슴프레하게나마 알 것 같다. 가슴에 온갖 희노애락이 낙엽처럼 쌓이고 그 위로 눈물이 재워지고 발효가 되면 술이 될까? 술이 되기나 할까? 시는 술이다. 어떤 술도 과음하면 독이 되고 알맞게 마시면 약이 되듯이 가슴에 희노애락이 쌓이.. 2013. 5. 14. [스크랩] 나호열의 [가마우지 한 마리] 나호열의 [가마우지 한 마리] - 제주도 기행. 3 하늘을 날던 가마우지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뾰족한 부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 것을 빼앗아 가는데도 노엽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깊이도 안 될 것 같은데 깊고 푸른 바다가 내게도 있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작은 생명.. 2013. 4. 9. 기억이라는 상처, 통증에 관하여 / 나호열 담 박성현 그는 벽돌이었네 갈색 창문과 높은 구름, 한낮의 태양과 투명한 대기 8월과 입추가 서로 이어지고 풀어지는 계절의 경계에서 한 때 그는 회색, 회색의 빨강, 빨강의 수분과 초록의 이끼를 껴안는 단단한 포옹 예전에 그가 벽돌을 집어들었을 때 성좌처럼 흩어진 점들이 연결되.. 2013. 2. 9.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