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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丹野의 깃털펜/시집『내가붉었던것처럼당신도붉다』80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 강동수 시인의 시집서평 http://sisarang.org/bbs/board.php?bo_table=review&wr_id=5 SISARANG시가있어아름다운세상sisarang.org ◎자연과 소통한 은밀한 내력 강동수(시인) 프라하- 김경성시인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이다 체코의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는 김경성시인이 사랑하는 도시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기도 하다 가끔 문학적인 일로 소통하려고 전화하면 외국의 어느 도시이거나 국내의 여러 곳으로 다니는 중 일 때가 많다 첫 번째 시집 『와온』에 이은 두 번째 시집에도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시적으로 깊이 있게 풀어낸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서해안 바다인가 했더니 몽골의 초원이고 다시 셀랭게티 초원을 거쳐 어느새 시인의 눈은 노고단정상에 올라가 있다 이 시집의.. 2023. 12. 8.
[먼저읽어주는수재] 김경성 시인의 “따뜻한 황홀” [먼저읽어주는수재] 김경성 시인의 “따뜻한 황홀” Sujan Han https://youtu.be/fxZoVPX6yKM 유튜브 바로가기 게시일: 2019. 11. 6. 오늘은 김경성 시인의 시집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시인동네시인선)에 실린 “따뜻한 황홀”을 소개합니다. 2019. 12. 1.
수련이 지고 난 뒤, 마침내 찾아온 '황홀' 김경성 詩集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해설] 수련이 지고 난 뒤, 마침내 찾아온 '황홀' 박성현 (시인) ‘수련’, 그 은밀한 매혹의 시작 가까이, 손이 닿을 듯한 거리에 수련이 있다. 연못에 뿌리를 내리고 짙은 어둠을 끌어올리는데, 수련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빛과 주변의 .. 2019. 8. 13.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 김경성 스무엿새 동안 살았던 집의 벽과 천장에는 수없이 많은 길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길 바깥으로 나가는 일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뜨거움 같은 것이었다 별들이 돌아눕는 새벽이면 그늘 떨구는 종려나무도 긴 이파리로 길을 풀어내며 어둠에 묻.. 2019. 8. 13.
해국 해국 김경성 부리가 둥글어서 한 호흡만으로도 바람을 다 들이킨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해국 수평선의 소실점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향기뿐이라고 부리 속에 향 주머니를 넣어두었다 후우우- 곡예사처럼 바람의 줄을 잡고 절벽을 오르는 향긋한 숨 둥근 부리를 열어 보이는 일이 .. 2019. 8. 13.
오래된 서고 오래된 서고 - 격포 바다 김경성 1 서고의 열쇠를 잃어버렸다 바다에 빠트린 열쇠를 찾으려면 아침을 기다려야 한다 초승달이 바닷물에 옅은 빛을 내려놓을 때 바다는 초승달 빛만큼의 길을 물 위에 그려놓았다 새벽안개가 바다 안쪽까지 감싸 안은 팔을 풀어놓자 거짓말처럼 서고의 문.. 2019. 8. 13.
유목의 시간 사진 김한서 유목의 시간 김경성 떠나는 것들은 그 사연조차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비가 긋고 가는 길을 따라 흘러갈 뿐 어제는 비가 와서 꽃이 피었고, 꽃을 먹은 양 떼는 넘치도록 젖을 내어주었다 문을 열어 바람을 들인다 몸속에서 키우는 숲 속 나무가 잎을 편다 해와 달이 둥근 창으로 드나드는 사이 초경을 건넌 처녀는 제 몸속에 아이를 들이고 건너고 또 건너서 닿은 구릉 너머에서는 말을 타고 달리던 청년이 입안에 고인 침으로 새들을 키운다 높이 나는 새들이 먼 곳에서 부는 마른 바람의 서걱거림까지 그대로 청년의 입속에 넣어준다 사막에서 집들은 고래가 되어 엎드려있다 고래 뱃속에서 자라는 나무가 한꺼번에 몸을 포개어 지느러미를 흔들어댈 때 고비 사막에서는 물 흐르듯 몇 마리의 고래가 .. 2019. 8. 13.
세렝게티의 말[言] / 김경성 세렝게티의 말[言] / 김경성 세렝게티의 밤은 밀림 속 롯지에 전기가 끊기는 밤 열두 시에 시작된다 램프를 든 마사이족 청년의 눈으로 들어간 별 몇 개가 후드득 방문 앞에 떨어지는 시간, 밀림 속에서 짝을 지어 다니는 임팔라, 톰슨가젤의 킁킁거리는 사랑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단 하.. 2019. 8. 13.
암연의 시간 암연의 시간 김경성 나의 전생은 청동빛 너울을 걸친 다리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건너서 물의 사리가 쌓이는 재인폭포로 들어갔다 절벽에서 살아가는 돌단풍은 첫서리가 내리도록 오지 않았고 누군가 쌓아올린 돌탑은 공룡 알처럼 부화하지 못하고 물속에서 화석이 되어갔다 길의 .. 2019. 8. 13.
풀등 / 김경성 풀등 김경성 기억의 집은 견고해서 무너지지 않는다 축대 밑이 온통 암벽이다 창호지 문에 구멍을 내고 방안을 들여다본다 자글거리는 생각들과 빛바랜 사진이 수북이 쌓여 있어서 시간을 잊으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기억의 집을 찾아서 하루에 두 번씩 오는 고래가 있다 대이작도 큰 풀.. 2019.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