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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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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요크데일, 인디고 책방 2층 창가에 앉아 있다 저 멀리 윌슨 역에 서성거리는 그림자들 조합되지 않은 기호들 같다 401 익스프레스웨이와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나는 고개를 돌려 길을 되짚어야 한다 길을 되짚으려면 시선은 가지런한 서가에 아프게 가 닿는다 저 미지의, .. 2005. 9. 5.
화병花甁 / 나호열 화병花甁 나호열 결국은 시들어 버리는 꽃을 꽂기 위해 내공은 속을 텅 비워버리는 연습인 것이다 주둥이가 깨지고 몽이 금가고 그렇게 살다가 깨끗이 버려지는 것이다 結跏趺坐하고 장작불 고열 속에서 기꺼이 그대의 가슴속에서 열반한 내 사랑 청자도 아니고 백자도 아니고 때깔도 곱지 못한 이 .. 2005. 8. 26.
수평선을 넘어가다 / 나호열 수평선을 넘어가다 나호열 그리움이 담장을 넘고 넝쿨 장미가 담장을 넘고 담장은 마음 밖으로 뛰어나갔다 아득하게 달아나버린 수평선 한 발자국씩 다가서면 그만큼 뒤로 물러서는 수평선 그만큼 넓어지는 바다가 내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다 파도가 무엇인가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끼룩거리는 .. 2005. 8. 26.
사랑의 그림자 같은 사랑의 그림자 같은 본질의 느낌, 모든 사람들이 네가 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가질 수 있게 표현하는 방법. 늙어 간다는 것은 소외 되어 간다는 느낌 때문에 사람이 늙음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순간에 변한다. 시간의 공포, 그 시간들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다. 아름다움에는 진실성이 담아 있어.. 2005. 8. 26.
밀렵시대 밀렵시대 나호열 단지 다른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을 택했을 뿐이다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만큼만 먹기를 원했을 뿐이다 내 목을 노리는, 내 뒷다리를 옭아매려는 덫들은 눈 속에, 이윽고 썩어가는 낙엽의 밑바닥에 열쇠처럼 숨겨져 있다. 한 발 잘못 내딛었을 뿐이다. 눈 뜨고도 찾지 못하는 맹목.. 2005.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