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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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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의 The Kiss 2005. 12. 28.
다나이드 다나이드 (1885년, 브론즈,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2005. 12. 28.
낙엽에게 / 나호열 낙엽에게 / 나호열 나무의 눈물이라고 너를 부른 적이 있다 햇빛과 맑은 공기를 버무리던 손 헤아릴 수 없이 벅찼던 들숨과 날숨의 부질없는 기억의 쭈글거리는 허파 창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을 때 더 이상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하였다 슬픔이 감추고 있는 바람, 상처, 꽃의 전생 그 무수.. 2005. 12. 17.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 나희덕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 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 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 사라짐으로 하여 남겨진 말들은 아름.. 2005. 12. 11.
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 나희덕 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나희덕 바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멀 것만 같아 몸을 더 낮게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 떠내려가기 직전의 나무 뿌리처럼 모래 한 알을 붙잡고 오직 바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그럴수록 바람은 더 세차게 등을 떠밀었다. 너를 날려버릴 거야 너를 날려버.. 2005. 12. 11.
강은 말랐을 때 비로소 깊어진다 / 복효근 강은 말랐을 때 비로소 깊어진다 복효근 가뭄이 계속 되고 뛰놀던 물고기와 물새가 떠나버리자 강은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처음으로 자신의 바닥을 보았다 한때 넘실대던 홍수의 물높이가 저의 깊이인줄 알았으나 그 물고기와 물새를 제가 기르는 줄 알았으나 그들의 춤과 노래가 저의 깊이를 지.. 2005. 12. 11.
푸른 잉크와 깃털펜 갖고 싶어..... 내게도 깃털펜 하나 있다면..... 여행을 갈 때마다 깃털펜을 찾으러 다녔다. 그러나, 좀처림 쉽게 내게 오지 않았던 푸른 잉크와 깃털펜 내게로 오다. -혜림아 깃털펜 고마워... 2005. 11. 25.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1 / 나호열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1 / 나호열 평생을 배워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슬픔 병도 깊으면 친구가 되는데 슬픔 아니다,아니다 북풍한설로 못을 박아도 푸르게 고개를 내미는 젊은날의 부스럼꽃 토막토막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강물에 피어 미워할 수없는, 잊을 수없는 슬픔은 문장이 되지 않.. 2005. 11. 24.
산사에서 / 나호열 산사에서 / 나호열 풍경소리에도 자그맣게 흔들리는 달빛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 년을 내내 눈 떠 있는 석불의 입술은 앞산 나무들을 흔드는 바람이 되고 싸락거리는 소리 반야심경을 읊으며 냇물로 흘러간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갈림길에서 흔들리는 그믐의 달빛 두드릴수록 허물어져 내리는 육신.. 2005. 10. 20.
바람으로 달려가 바람으로 달려가 / 나호열 달리기를 해 보면 안다 속력을 낼수록 정면으로 다가서서 더욱 거세지는 힘 그렇게 바람은 소멸을 향하여 줄기차게 뛰어간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나의 배후는 바람으로 바람으로 그대에게 다가간다는 것을 달리기를 해 보면 안다 소멸을 향하여 달려가는 바람과 멀어지면서 .. 2005. 10. 19.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또는 철학성을 위해 시를 쓰는 시인 나호열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또는 철학성을 위해 시를 쓰는 시인 나호열 시인 나호열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86년 데뷔한 이래 그는 꾸준한 작품활동을 전개해 온 중견시인 임에도 시단에서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이 시인을 주목해야 .. 2005. 10. 14.
그 길은 저 혼자 깊어간다 p r a h a 그 길은 저 혼자 깊어간다 / 나호열 직선으로 달리는 길이 뚫리고 길눈 어두운 사람만이 그 길을 간다 어깨가 좁고 급하게 꺾어들다가 숨차게 기어올라가야 하는 그 길은 추억같다 쉴 사람이 없어 폐쇄된 휴게소 입구의 나무 의자는 스스로 다리를 꺾고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들이 길을 메운다 .. 2005.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