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감포 가는 길 / 나호열

by 丹野 2006. 3. 8.

                                                                                                                                                                       p r a h a

감포 가는 길 / 나호열

 

누구나 한 번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어보게 된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이리저리 굽이치는

길의 끝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길의 끝에는 마음을 다하여

기쁨으로 치면 기쁨으로

슬픔으로 다가서면 슬픔으로 울리는 바다가 있음을

꿈꾸듯 살아왔음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다

때아닌 나비 떼

눈 한 번 크게 뜨니 성성한 눈발이더니

다시 한 번 눈감았다 보니 너울대는 재들

바다 쪽으로 불어가는 바람을 따라

아름답게 사라져 버리는 추억을

데리고 가는 길

 

 

 

 

 

 

 

 

 

1465

 

'나호열 시인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침소리 / 나호열  (0) 2006.03.28
사랑한다  (0) 2006.03.14
타클라마칸‧1 / 나호열  (0) 2006.03.05
비누 / 나호열  (0) 2006.03.05
이윽고 나는 고요해졌다  (0) 200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