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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비누 / 나호열

by 丹野 2006. 3. 5.

 

 

 

 

비누

 

나호열

 

 

거품이 인다

적당한 향기와

백색의 거품 속에서

천천히 나는 마모되어 간다

사랑하겠노라고

온 몸으로 천 만번 약속해도

지켜지지 않는

사는 일

망각은 거품처럼

거품은 망각처럼

때를 지운다

늘 물의 이치를 생각하면서도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나는 무엇을 위한

속죄양인가

날마다 나는

천천히 마모되어 가면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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