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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사랑한다

by 丹野 2006. 3. 14.

 

 

 

사랑한다 / 나호열

 

 

누가 처음 그 말을 가르쳐 주었을까
나는 누구에게 그 말을 처음으로 전해 주었을까
어둡고 습기찬 곳으로
무릎을 꺾고 허리를 구부려야 보이는
낮은 사람들 사이에
한 알의 씨앗을 소중히 심듯이
그날에, 눈물은 한없이 맑아져 갔던가
누가 처음 그 말을 가르쳐 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구에게 처음으로 그 말을 전해 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오리바람 몰아치는 높은 나무 가지
둥지를 남겨두고 떠나버린 새는
어디에 있는지
바람에 귀를 씻고
침묵으로 눈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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