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소리
나호열
떠나고 싶을 때
그러나 떠나지 못할 때
마음의 깃발은 저 홀로 펄럭인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바람이 지나간 것이지
오래된 세월의 지도는 갈피마다
안개를 피어올리고 터벅거리는 발자국
뒷산으로 넘어간다
덮었다가 다시 펼쳐드는 지도 속의 길들은
비스듬히 기울어 몇 번인가 자세를
곧추세워야 했는데
떠나지 못할 때
그러나 떠나고 싶을 때
누군가 나를 조용히 펼쳐드는
눈길을 느낀다
다시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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