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나호열
물비린내가 난다. 거기 누구? 잠시 멀어졌다가 이내 돌
아오는 풀 냄새. 무엇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
리에 머물겠다고 뿌리내리려는 꿈이 꿈틀거리며 울고 있
다는 것이다. 더듬거리는 손에 정적이 잡혔다가 저만치
안개로 달아나 버리고 훅, 흐느낌처럼 물비린내가 난다.
살아, 꿈틀거리는 살냄새. 그물을 뚫고 나오는 비릿한 달
빛, 멀리 돌아와 가 닿은 포근한 가슴에 등으로 달아 두
고 벙그는 꽃잎의 마음을 읽는다. 짧은 생을 마감하는 고
추잠자리의 꿈을 지웠다가 다시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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