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詩445 한라산 外 한라산 外 / 나호열 한라산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6 어디서나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누구의 기쁨인가요 산봉우리 하나 넘고 그대 알았다 하고 그대의 마음 내려 놓은 잔 물결에 바다를 보았다 외쳤던 부끄러운 메아리는 어디에 품어 놓으셨나요 각혈하듯 쏟아내던 붉은 마음은 서늘한 하늘 한 자.. 2009. 5. 19. 나호열 / 패랭이꽃을 보다 프라하 패랭이꽃을 보다 / 나호열 나사를 푼다 몸을 허문다 그 많던 꿈들 다 어디로 갔나 띄엄띄엄 눈 속으로 들어와 기어코 삐거덕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나사를 버린다 한 번 풀리고 나면 다시 조일 수 없는 그리움은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서 길 끝나고도 한참 잊은 무덤가에 주저앉아서 무더기로 .. 2009. 5. 12. 한라산 外 한라산外 / 나호열 한라산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6 어디서나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누구의 기쁨인가요 산봉우리 하나 넘고 그대 알았다 하고 그대의 마음 내려 놓은 잔 물결에 바다를 보았다 외쳤던 부끄러운 메아리는 어디에 품어 놓으셨나요 각혈하듯 쏟아내던 붉은 마음은 서늘한 하늘 한 자.. 2009. 5. 11. 모란 모란 나호열 목단이면 어떻고 모란이면 어쩔 것인가 첫날 밤 퇴짜맞은 새색시처럼 둥글다 못해 뭉툭한 얼굴 가득 햇살이 듬뿍 내려앉는 것을 또 어쩔 것인가 거울 앞에서 처음 화장해 보는 쿵딱거리는 가슴이 자꾸 바람 앞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치마끈으로 질끈 묶어본다 한들 초여름 잉잉거리는 벌.. 2009. 5. 3. 당신에게 말 걸기 당신은 참 이쁜 꽃 당신에게 말 걸기 /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2009. 4. 29.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나호열 혼자 서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것은 치욕이었다 망원경으로 멀리 희망의 절벽을 내려가기엔 나의 몸은 너무 가늘고 지쳐 있었다 건너가야 할 하루는 건널 수 없는 강보다 더 넓었고 살아야 한다 손에 잡히는 것 아무 것이나 잡았다 그래, 지금 이 높다란 붉은 담.. 2009. 4. 26. 긴 편지 p r a h a 긴 편지/ 나호열 風磬을 걸었습니다 눈물이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었거든요 너무 높이 매달아도 너무 낮게 내려놓아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두커니 오래 있다가 이윽고 아주 오랜 해후처럼 부둥켜 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와르르 눈물이 깨질 때 그 안에 숨.. 2009. 4. 21. 봄날 비매緋梅 / p r a h a 봄날 / 나호열 - 하회마을의 기억 가슴께로 스쳐 닿을 듯 하여 아득한 담장을 따라 넘을 듯 말듯 찰랑거리는 꽃울음을 훔쳤다 창공을 박차오르는 그네는 눈빛으로도 담장을 넘지 못하고 봄날은 그렇게 갔다 규방은 깊어 토닥거리는 분냄새 다듬이질 소리에 절로 배이고 앵두나무는 .. 2009. 4. 21. 강화섬 강화섬 나호열 마리, 고려 쌍 돛대에 푸른 바람을 가득 먹여도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한다 뭍을 떠나지 못하는 배 강화섬은 그렇게 떠있다 아득한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참성단과 지석묘 그 사이에 웃음보다는 울음이 질펀하게 깔린 땅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아프게 삭인 눈물이 하도 많아 가슴까.. 2009. 4. 20. 전기뱀장어에 관한 소고 고랑포구에서 / p r a h a 전기뱀장어에 관한 소고 / 나호열 치 떨리는 그리움 도마 위에 펄떡이는 아마존이나 오리노코 강 전기뱀장어는 보이지 않는다 나의 몸 어딘가에 깊숙이 나를 감추고 사는 그대 때문에 경련이 인다 철탑도 없이 전선도 없이 소리 소문도 없이 감전의 순간에 별이 되게 하는 아마.. 2009. 4. 18.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