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詩441 구름의 집 구름의 집 / 나호열 떠도는 생각들이 구름을 만든다 몸부림의 흔적들이 구름을 만든다 참았던 눈물들이 구름을 만든다 천사가 되지 못한 사람들이 구름을 만든다 구름은 무심하게 우리의 머리 위를 지나간다 신경통이 심한 다리를 끌며 제도의 길과 벽과 강을 넘어서 해탈하는 육신의 허물어지는 독.. 2009. 6. 2. <눈물> 詩 몇 편 / 나호열 <눈물> 詩 몇 편 / 나호열 눈물나다 / 나호열 손잡을 듯 놓을 듯 산, 산 그리고 산 등 너머 노을이 울컥 쏟아내는 푸른 그림자 어쩌란 말이냐 맴도는 발자국은 먼 하늘 기러기 몇 줄 눈물 / 나호열 예쁜 꽃들 사이에 예쁘지 않은 눈물은 향기가 없으나 향기 속에 눈물을 가득 담은 나무 아래서 하루 종.. 2009. 5. 31. 문 티벳 샤뮈엘사원 / p r a h a 문 / 나호열 그가 문을 닫고 떠날 때마다 나의 생애는 오래 흔들거렸다 위태롭게 걸려 있던 별들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했고 정전의 암흑이 발자국들을 엉키게도 했다 세차게 닫히는 쿵하는 소리가 눈물을 한 움쿰씩 여물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 두렵고도 즐거운 일이기도 하.. 2009. 5. 30. 봄날은 간다 p r a h a 봄날은 간다 / 나호열 봄날은 간다폭죽으로 터지는 상처악보에 걸리는어지럽고 헛것만 보이는 하늘로종달새는 날아와 주지 않는다탁자 위에 놓인아우렐리우스의 참회록계절을 잊은 채水菊이 미쳐서 피고기슭을 잃어버린 파도처럼말문을 닫고 만개하는 꽃들입을 봉한 붕대가푸르름까지 동여.. 2009. 5. 28. 나무의 진화론 나무의 진화론 / 나호열 이것이, 마지막 편지라고 쓰지 못했네 한 나무 한 켠에서 목련이 피고 또 목련이 지고 그 나무를 지나치고 있다고 의자였던 침대였던 그 자리에 이제는 홀로 서서 눈물 잎을 떨구네 희고 붉은 꿈의 字片이 한 나무를 환하게 그만큼 또 그늘지게 이것이 마지막 편지인 걸 나는 모.. 2009. 5. 26. 오름, 그 여자 -높은 오름에서 바라본 우도, 성산일출봉, 바로 앞 다랑쉬 오름 오름, 그 여자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9 달빛, 별빛, 햇빛 빛이란 빛은 모두 빨아들여 팽팽해진 하늘을 겨눈 활시위처럼 단단하게 여문 눈물을 제 발 밑에 던져 놓는 소나무처럼 단걸음에 내쳐 올라오라고 알몸으로 누운 여자 가볍게 보지.. 2009. 5. 19. 한라산 外 한라산 外 / 나호열 한라산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6 어디서나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누구의 기쁨인가요 산봉우리 하나 넘고 그대 알았다 하고 그대의 마음 내려 놓은 잔 물결에 바다를 보았다 외쳤던 부끄러운 메아리는 어디에 품어 놓으셨나요 각혈하듯 쏟아내던 붉은 마음은 서늘한 하늘 한 자.. 2009. 5. 19. 나호열 / 패랭이꽃을 보다 프라하 패랭이꽃을 보다 / 나호열 나사를 푼다 몸을 허문다 그 많던 꿈들 다 어디로 갔나 띄엄띄엄 눈 속으로 들어와 기어코 삐거덕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 나사를 버린다 한 번 풀리고 나면 다시 조일 수 없는 그리움은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서 길 끝나고도 한참 잊은 무덤가에 주저앉아서 무더기로 .. 2009. 5. 12. 한라산 外 한라산外 / 나호열 한라산 / 나호열 - 제주도 기행. 6 어디서나 그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누구의 기쁨인가요 산봉우리 하나 넘고 그대 알았다 하고 그대의 마음 내려 놓은 잔 물결에 바다를 보았다 외쳤던 부끄러운 메아리는 어디에 품어 놓으셨나요 각혈하듯 쏟아내던 붉은 마음은 서늘한 하늘 한 자.. 2009. 5. 11. 모란 모란 나호열 목단이면 어떻고 모란이면 어쩔 것인가 첫날 밤 퇴짜맞은 새색시처럼 둥글다 못해 뭉툭한 얼굴 가득 햇살이 듬뿍 내려앉는 것을 또 어쩔 것인가 거울 앞에서 처음 화장해 보는 쿵딱거리는 가슴이 자꾸 바람 앞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치마끈으로 질끈 묶어본다 한들 초여름 잉잉거리는 벌.. 2009. 5. 3.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