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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모란

by 丹野 2009. 5. 3.

 

    모란

    나호열

      

    목단이면 어떻고 모란이면 어쩔 것인가

    첫날 밤 퇴짜맞은 새색시처럼

    둥글다 못해 뭉툭한 얼굴 가득

    햇살이 듬뿍 내려앉는 것을 또 어쩔 것인가

    거울 앞에서 처음 화장해 보는 쿵딱거리는 가슴이

    자꾸 바람 앞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치마끈으로 질끈 묶어본다 한들

    초여름 잉잉거리는 벌과 나비가 전해주는 세상 소식에

    귓불이 하염없이 붉어지는 영문을

    멀찍이 헛기침하며 바라보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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