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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441

그리움의 저수지에는 물길이 없다 / 나호열 p r a h a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 나호열 출렁거리는 억 만 톤의 그리움 푸른 하늘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혼자 차오르고 혼자 비워지고 물결 하나 일지 않는 그리움의 저수지 머리에 이고 물길을 찾아갈 때 먹장구름은 후두둑 길을 지워버린다 어디에서 오시는가 저 푸른 저수지 한 장의 편.. 2009. 9. 8.
春 香 / 나호열 p r a h a 春 香 / 나호열 목울대를 차고 오르는 이 초록빛 눈물을 어쩔 수 없다 말의 독이 가득 퍼진 침묵은 평생 읽어야할 편지 햇살처럼 새 한 마리 높은 산을 넘어 간다 2009. 9. 1.
가을 시편 모음 / 나호열 사진 / p r a h a 가을 시편 모음 / 나호열 가을 / 나호열 툭……여기저기목숨 내놓는 소리가득한데나는 배가 부르다 시월을 추억함 / 나호열 서러운 나이 그 숨찬 마루턱에서 서서 입적(入寂)한 소나무를 바라본다 길 밖에 길이 있어 산비탈을 구르는 노을은 여기저기 몸을 남긴다 생(生)이란 그저 신(神).. 2009. 8. 26.
노을 詩 몇 편 타클라마칸 사진/ 프라하 노을 詩 몇 편 / 나호열 노을 / 나호열 어둠끼리 살 부딪쳐 돋아나는이 세상 불빛은 어디서 오나쓰러질듯쓰러질듯서해 바다 가득한 노을을끌고 돌아오는줄포항 목선 그물 속살아서 퍼득거리는화약냄새 노을 / 나호열 -곰소바다 이 세상 어둠 밝히는모든 불빛은고기대신 서해.. 2009. 8. 26.
문득 길을 잃다 p r a h a 문득 길을 잃다 1 / 나호열 무거운 짐을 가득 지고 나귀는 앞질러 갔다 뒤처져 따르는 일기장이나 편지 같은 것 녹슨 추억의 꾸러미는 쓸데없이 무겁다 지친 울음으로 나귀가 나를 너는 어디에 있느냐 문득 길을 잃다 2 한 사람 눈이 멀고 한 사람 말문이 막혔네 흐드러진 복사꽃마다 달빛이 타.. 2009. 8. 25.
귀소歸巢 귀소歸巢 / 나호열 - 鳳停寺에서 바람에게 길을 묻는 일이나 바람의 얼굴을 보려고 헤매는 일이 온몸을 앞으로 내밀어 넘어질 듯한 저 오랜 소나무의 몸짓만큼 쓸쓸하구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잔가지들을 허공을 움켜쥐기 위하여 뻗었던 것은 아닐까 極樂보다 大雄보다 더 극락 같은, 더 대웅 같은 소.. 2009. 8. 15.
얼굴 얼굴 / 나호열 -*봉감 모전 오층 석탑 아무도 호명하지 않았다. 까마득하게 오래 전부터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맑은 물가에 나아가 홀로 얼굴을 비춰보거나, 발목을 담궈보다가 그 길 마저 부끄러워 얼른 바람에 지워버리는 나는 기댈 곳이 없다. 그림자를 길게 뻗어 강 건너 숲의 가슴에 닿아보아도 .. 2009. 8. 11.
연꽃 / 나호열 연꽃 / 나호열 진흙에 묻힌, 그리하여 고개만 간신히 내민 몸을 보아 서는 안된다고 네가 말했다. 슬픔에 겨워 눈물 흘리는 것 보다 아픔을 끌어당겨 명주실 잣듯 몸 풀려나오는 미소 가 더 못 견디는 일이라고 네가 말했다. 연꽃 / 나호열 연꽃 속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누군가를 처음 그리.. 2009. 7. 27.
p r a h a 섬 · 1 / 나호열 시간은 오랫동안 나를 길들였다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사랑하도록 족쇄를 채우지 않았다 희박해져 가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다 내가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을 때 등 뒤에는 어스름이 덮혀 있었다 문득 뒤를 돌아다 보았을 때 내가 머물던 그 곳은 흔적조.. 2009. 7. 20.
초대 초대 / 나호열 사막에 가고 싶어요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에 제 가슴이 있거든요 가슴 없는 몸은 마네킹 같아요 자꾸 허전한 손길이 낙엽을 짚어내네요 처음에는 붉은 물기 촉촉한 물기 사라지고 물기 따라 붉음 사라지고 만지면 폭삭 바스라지는 모래 부스러기 같이 가실래요? 그 막막한 그 깊은 사막.. 2009.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