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詩441 봄의 가면 p r a h a 봄의 가면 / 나호열 마음껏 안으라는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분명 앞에 있는듯 싶었는데 한 걸음 내딛을 때 서늘해지는 등 뒤 서걱거리는 소리에 뒤돌아 보아서는 안 된다 뛰어내릴까 말까 망설여지는 벼랑 앞에서 배후의 유혹을 느끼게 되지만 걸어온 생은 이미 막막한 사막의 물결에 덮여 널.. 2009. 4. 7. 도솔암 가는 길 도솔암 가는 길 / 나호열 뚜두둑 목 부러지는 동백도 아니 보고 그리운 상사화 아직도 피지 않아 발길 또 서운해지려 합니다 마음 눈 맑지 않으면 바위 속으로 무너져 버리는 마애불 찾지 못하여 못내 서운해지려합니다 동백도, 상사화도 마애불도 너의 마음속 비결처럼 숨어 있다고 그립고 사무치는 .. 2009. 4. 3. 매화 外 3편 매화 外 3편 / 나호열 매화 / 나호열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 2009. 3. 31. 매화 p r a h a 매화 나호열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 지는 꽃.. 2009. 3. 30. 풍경 풍경 나호열 깊은 산중 홀로 숨어 들어와 가슴으로 우는 사람들처럼 지천 에 깔린 꽃들은 한결같이 바람을 가득 담고 있다 휘적휘적 앞 에 가는 김남표 씨 배추농사를 짓다가 작파한 땅에 온갖 씨앗 을 흩뿌렸다지 힘들게 고개 들어 보니 고산준령, 숨 헐떡이는 하늘이 가까워서 좋은데 여름은 짧고 겨.. 2009. 3. 24. 옛길 옛길 / 나호열 당신에게도 아마 옛길이 있을 것입니다. 운하처럼 서로 얽히 고 설켜 피를 나눈 길들이 당신의 기억 속에 아직 남아 있을 것 입니다. 헤어질 때에는 될 수 있으면 뒤로 돌아 등을 보이지 않 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얼굴을 마주 한 채로 뒷걸음을 치면 서 고통스럽겠지만 조금씩 멀어져.. 2009. 3. 24. 오랜만에 별을 본다 오랜만에 별을 본다 나호열 저 푸른 별빛이 눈물로 환하다 가슴에 못 박히는 아픔 그러나 저 못이 없다면 어찌 가슴이 허공에 온전할 수 있으랴 붙박힐 수 있으랴 별밭에서 못들이 자란다 나를 떠난 사람아 그래서 내가 떠나온 사람아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어 고개 들어 하늘에 얼굴을 씻는다 2009. 3. 20. 내 마음의 벽화 · 7 내 마음의 벽화 · 7 얼음 이야기 나호열 오래전에 묻었다. 전별도 없이 투명하고 각진 그것을, 깊이 꺼낸 만큼 깊이 묻었다. 다시는 이 바람 앞에 눈물 흘리지 마라, 사전 한 권의 언어를 이제는 잊어라, 결빙의 시대에는 얼음만이 매장되리라. 뜨거운 가슴을 바람으로 동여매고 깊이 묻었다. 그 자리에.. 2009. 3. 20. 어떤 눈망울 外 어떤 눈망울 外 / 나호열 어떤 눈망울 外 / 나호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천 길인 듯 만 길인 듯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눈입니다 그 끝간데 없는 깊은 우물 속에서 길어 올린 눈물 한 방울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눈입니다 거울은.. 2009. 3. 17. 기침소리 기침소리 / 나호열 떠나고 싶을 때 그러나 떠나지 못할 때 마음의 깃발은 저 홀로 펄럭인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바람이 지나간 것이지 오래된 세월의 지도는 갈피마다 안개를 피어올리고 터벅거리는 발자국 뒷산으로 넘어간다 덮었다가 다시 펼쳐드는 지도 속의 길들은 비스듬히 기울어 몇 번.. 2009. 3. 17.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