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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441

아다지오 칸타빌레 / 나호열 아다지오 칸타빌레 / 나호열 돌부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자주 넘어졌다너무 멀리 내다보고 걸으면 안돼그리고 너무 빨리 내달려서도 안돼나는 속으로 다짐을 하면서멀리 내다보지도 않으면서너무 빨리 달리지도 않았다어느 날 나의 발이 내려앉고나의 발이 평발임을 알게 되었을 때.. 2013. 3. 4.
너에게 묻는다 / 나호열 너에게 묻는다 - 나호열 유목의 하늘에 양 떼를 풀어놓았다 그리움을 갖기 전의 일이다 낮게 깔려 있는 하늘은 늘 푸르렀고 상형문자의 구름은 천천히 자막으로 흘러갔던 것인데 하늘이 펄럭일 때마다 먼 곳에서 들리는 양떼 울음을 들었던 것이다 목동이었던 내가 먼저 집을 잃었던 모.. 2013. 2. 19.
서정의 각도, 태초의 시어 찾기 / 김선주 서정의 각도, 태초의 시어 찾기 김선주 / 시인, 문학평론가 1. 나호열의 시 「껌」은 우리 삶에 내재된 상과 하, 양과 음, 선과 악 등 수직적 구도를 형성하는 대상을 감각적 시어를 통하여 상반된 이미지로 그려낸다. 즉 시적 화자가 “마이너리티”의 대상으로서 씹히는 껌을 지칭했다면,.. 2013. 2. 9.
나호열 시인 신작 집중조명 - 껌 外 5 편 나호열 시인 - 신작 집중조명 『우리詩』2013년 2월호 껌 外 5 편 껌 나호열 씹어주세요 내 몸의 향기와 달콤함이 사라질 때까지 이빨로 자근자근 애무해 주세요 버릴 땐 안녕이란 말은 하지 마세요 애꿎게 재회를 약속하는 것은 쿨하지 않아요 전에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 것도 예의가 아니.. 2013. 2. 9.
[스크랩] 거꾸로 읽어보는 `눈물이 시킨 일`  천은사 홍매 / 프라하     눈물이 시킨 일   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그러나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바다를 .. 2013. 2. 9.
르네 마그리트의 창 / 나호열 르네 마그리트의 창 나호열 하도 하늘이 푸르러 연을 날릴까 낚싯대를 드리울까 하다가 두레박을 깊이 내렸다 탯줄이 끊긴 연은 결국 총총한 별이 되었고 뭉툭한 낚시고리는 구름 한 장 낚지 못하였는데 두레박은 아직도 허공을 내려가는 중이다 손바닥만한 마음의 창도 갖지 못한 사람.. 2013. 1. 25.
알츠하이머의 집 / 나호열 알츠하이머의 집 / 나호열 검은 머리 때 아닌 메밀꽃밭으로 바뀌더니 거뭇거뭇 죽은 새싹이 돋아오르는 나이 더 이상 살아야 재미없다는 진담과 허언의 그 사이에서 기뻐해도 죄가 되는 슬퍼해도 죄가 되는 시간이 길다 누가 내 평생통장을 훔쳐갔어 믿을 사람 아무도 없어 여기는 내 집.. 2013. 1. 25.
어슬렁, 거기 / 나호열 어슬렁, 거기 / 나호열 - 거진에서 빨간 심장을 닮은 우체통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팔딱거리고 그 옆 딸깍 목젖을 젖히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는 공중전화는 수평선에 가 닿는다 신호등은 있으나마나 건너가고 싶으면 건너고 멈추고 싶으면 그만인 언제나 토요일 오후 그 시간에 느리.. 2013. 1. 25.
저녁 부석사 / 나호열 저녁 부석사 / 나호열 무량수전 지붕부터 어둠이 내려앉아 안양루 아랫도리까지 적셔질 때까지만 생각하자 참고 참았다가 끝내 웅얼거리며 돌아서버린 첫사랑 고백 같은 저 종소리가 도솔천으로 올라갈 때까지만 생각하자 어지러이 휘어 돌던 길들 불러 모아 노을 비단 한 필로 감아올.. 2012. 12. 21.
삶. 2 / 나호열 삶. 2 나호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2012.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