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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낡아가고... 익어가고 / 나호열

by 丹野 2013. 3. 21.

 

 

 

 

낡아가고... 익어가고

나호열

 

사그락거리는 내 몸이 배운 단어들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별이다

모래시계 속에서 낙하하는 별들을

또 한 마디로 더 줄이면 바람이다

바람 속에 숨어있는 둥지 안에는

아직 내가 배우지 못한 단어가

부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낡아가고

그 알은 익어가고

단어장에 마지막으로 배운 그 말

푸른 잉크에 묻혀 나올 때

푸드득 무한을 향해 날아가는 새

먹물같은 그림자를 남긴다․

 

사랑이라는 말

 

 

 

-『 사상과 문학 』2013년봄호

 

 

 

 

  

 

 

 

 

 

 

 

        내소사 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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