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가고... 익어가고
나호열
사그락거리는 내 몸이 배운 단어들을
한 마디로 축약하면 별이다
모래시계 속에서 낙하하는 별들을
또 한 마디로 더 줄이면 바람이다
바람 속에 숨어있는 둥지 안에는
아직 내가 배우지 못한 단어가
부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낡아가고
그 알은 익어가고
단어장에 마지막으로 배운 그 말
푸른 잉크에 묻혀 나올 때
푸드득 무한을 향해 날아가는 새
먹물같은 그림자를 남긴다․
사랑이라는 말
-『 사상과 문학 』2013년봄호
내소사 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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