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詩441 통화 중 通話 中 / 나호열 온통 빈 북 같은 가을이 오네 / 나호열 통화 중 通話 中 / 나호열 열 걸음만 나오면 속세다 누구의 손바닥 안에서 싫증 이 나면 늙은 스님은 길가 자판기 커피를 마신다. 자판기 옆의 공중전화통, 통화 중인 세상에서 뚝뚝 나뭇잎이 떨 어진다. 자네 출세했구만, 몇 장의 흰 구름, 바쁘게 개울물로 흘 거.. 2010. 11. 4. 산수유의 내력 / 나호열 산수유의 내력 / 나호열 산을 바라보고 있어 산에서 향기가 나 먼 고향의 산이야 먼데서 가까이로 온다 연두빛 발자국 비 내리다가 눈 오는 봄날이었다 피어 나는데 눈물이야 산수유야 벌써 아침이 왔는데 아무도 마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서성거리다 만 년 전 돌 조각 낚시 추 들었다 놓고 되돌아 .. 2010. 11. 2. 길 / 나호열 길 나호열 먼 길을 돌아서 가는 중이다 따뜻한 가슴에 닿기 위하여 바늘 끝을 건너 뛰고 있는 중이다 안동 이천동에서 / 프라하 01, 애정의 조건 Ost - 강동윤 2010. 10. 29. 너는 슬프냐? / 나호열 하늘 / 고운사에서 너는 슬프냐? / 나호열 왜 그러냐고 어떻게 할거냐고 채근을 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참으로 할 말이 없다 햇볕 맑은 날 이런 날은 쉬임없이 걷고 걸어 이 세상 끝에 빨래처럼 걸리고 싶다 걸레도, 깊은 곳 가려주던 속옷도 가지런히 한 줄에 매달리면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깃발.. 2010. 10. 28.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줄까 / 나호열 p r a h a 누가 내 이름을 불러줄까 / 나호열 날이 어두워진 줄 알았더니 내 눈이 어두워진 것이었다 먼 길을 갈 수 있는 힘은 누가 호명해줄까 기다리는 것 눈물이 앞 서 간 자리를 발자국이 덮어주는 것 그러니 나는 사라져 가는 것이다 간을 빼 놓고 화로 같은 심장을 꺼내놓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커다.. 2010. 10. 25.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 나호열 p r a h a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 나호열 혼자 서지 못함을 알았을 때 그것은 치욕이었다 망원경으로 멀리 희망의 절벽을 내려가기엔 나의 몸은 너무 가늘고 지쳐 있었다 건너가야 할 하루는 건널 수 없는 강보다 더 넓었고 살아야 한다 손에 잡히는 것 아무 것이나 잡았다 그래, 지금 이 높다.. 2010. 10. 16. 사랑해요 外 / 나호열 사랑해요 나호열 당신이 듣고 싶은 말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러나 그 말은 너무 멀리 있네 단 하나의 침으로 허공을 겨누고 밤하늘 별들이 파랗게 돋아났으나 꿀벌은 지상으로 떨어져 내려 이제는 슬픔도 늙어 가슴을 잃었네 우두커니 한 사람 정류장에 서 있으나 버스는 오지 않는다 걸어라 빙하기의 .. 2010. 10. 12. 나호열의 가마우지 한 마리 제주 종달리에서 / 프라하 나호열의 [가마우지 한 마리] - 제주도 기행. 3 하늘을 날던 가마우지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뾰족한 부리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 것을 빼앗아 가는데도 노엽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깊이도 안 될 것 같은데 깊고 푸른 바다가 내게도 있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 2010. 10. 10. 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 2010. 10. 4. 나호열 / 바람으로 달려가 바람으로 달려가 / 나호열 달리기를 해 보면 안다 속력을 낼수록 정면으로 다가서서 더욱 거세지는 힘 그렇게 바람은 소멸을 향하여 줄기차게 뛰어간다는 사실을 그러므로 나의 배후는 바람으로 바람으로 그대에게 다가간다는 것을 달리기를 해 보면 안다 소멸을 향하여 달려가는 바람과 멀어지면서 .. 2010. 9. 29.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