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분류 전체보기4322

폐허 / 깃털 편지를 읽다 한 장의 깃털 편지를 읽고 전동차를 탔다. 전동차 창문 너머, 겨울나무 그 너머....... 해 넘어가고 있었다. 2009. 1. 27.
완벽한 생 / 김금용 완벽한 생 / 김금용 마른 바람만 하얗게 밀리는 초원 걷기에 굶주린 치타가 수 천 마리 떼지어 몰려가는 새끼 누우를 공격한다 눈빛 생생한 붉은 심장을 물어뜯는다 건초더미 파고드는 햇볕의 살의 살 냄새에 내장 꼬인 하이에나 무리들 어미젖을 찾는 만 하루 된 아기치타에게 덤벼든다 하루치 삶으.. 2009. 1. 27.
내 안에 사는 문화인 / 문정희 내 안에 사는 문화인 문정희 말라비틀어진 소말리아 아이들이 저녁 텔레비젼 속에서 무더기로 나의 안방으로 기어나온다 배가 툭 튀어나온 아이가 비비 꼬인 다리로 쭈그리고 앉아 달려드는 파리를 쫓으며 흰죽을 받아먹는다 그런데 저 죽그릇은 ……! 피카소의 그림 속이던가 뉴욕의 어느 뮤지움에.. 2009. 1. 27.
발해(渤海)의 한 우물터에서 / 윤준경 중국의 동굴 고산거의 오래된 우물 / p r a h a 발해(渤海)의 한 우물터에서 / 윤준경 그때 작았던 것들은 커지고 그때 컸던 나는 점점 작아져서 이제는 길길이 우거진 수풀 사이 물벌레의 서식처일 뿐인데, 내 위에 뜨던 달과 별, 스치던 바람과 나에게서 나르시스를 찾던 많은 소년과 소녀의 얼굴을 기억.. 2009. 1. 26.
바그다드 카페 / 윤준경 바그다드 카페 윤준경 사실 바그다드는 카페일 수 없다 한창 전투중인 그곳에서 어찌 그대를 만나고 행복한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한단 말인가 바그다드카페 바로 위 그대를 만나는 찻집은 언제 불바다가 될지 모르는 위험지구다 그럴싸한 통나무집에 고향 도랑물을 끌어다 붕어를 기르는, 순이 닮은 .. 2009. 1. 26.
소멸과 생성의 시학 혹은 그 사이 / 김석준 소멸과 생성의 시학 혹은 그 사이 김석준(시인·평론가) 생성과 소멸 사이에 생명적 삶과 그 흔적들이 있다. 그렇다면 생명 이전은 무엇이고, 죽음 이후에 생명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사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생명적 벡터량, 즉 생에의 시간을 채우는 운동 에너지가 무한대가 아.. 2009. 1. 26.
석류石榴 / 홍해리 줄 듯 줄 듯 입맛만 다시게 하고 주지 않는 겉멋만 들어 화려하고 가득한 듯 텅 빈 먹음직하나 침만 고이게 하는 얼굴이 동그란 그 여자 입술 뾰족 내밀고 있는. - 홍해리 「석류石榴」 사물 혹은 여인의 향기 사물은 마력의 산물이다. 사물은 하나의 우발적 생산물이 아니다. 사물은 읽기다. 사물은 느.. 2009. 1. 26.
뜨지 못하는 자의 변명 / 윤준경 나 좀체 뜨지 않네 뭍에서도 물에서도 허우적거리네 나는 왜 혜성처럼 뜨지 못할까 별세계에도 물세계에도 이 지상의 낮은 변죽에도 나는 없네 그때 뜰걸 그랬나? 사랑하는 경아로, 가슴에 A자 하나 품고 인생 한바퀴 뒤집어 볼 걸 그랬나 뭇 가슴에 냉소의 불을 질러볼까 높이 떠오른 그대들이여 그대.. 2009. 1. 26.
시말의 본성 : 이접移接 혹은 몽따쥬 / 김석준 시말의 본성 : 이접移接 혹은 몽따쥬 김석준(시인·평론가) # 0 : 시말의 시말서始末書 형이상학은 시적 언어의 총합이다. 시는 사유의 극한이다. 시는 형이상학을 구멍 틈으로 들여다보기이다. 따라서 시적 이해는 이 세계의 총체적 이해에 앞선 선험적 이해, 즉 총체성을 구성하는 내적 계기이다. 그.. 2009. 1. 26.
너도 미쳐라 / 나호열 자화상. 1889년 1월. '너도 미쳐라'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다. 나는 80을 살면서 아직 나의 삶에 회의적이다. 그 누군가의 삶에 흠뻑 젖고 싶다. 아주 진한 삶 말이다. 그래서 택한 사람이 반 고흐다. 빈센트 반 고흐, 그는 오늘도 밀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거다. 만나서 '감자 먹는 사람들'과 함께 .. 2009.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