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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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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낭송 - 유목의 시간 / 김경성 https://youtu.be/ZeYOtTx4eiI?si=66RsU8WmIYQkRZIB #작가의 시낭송 #유목의 시간 #김경성 시인 #게르 #고비사막 #유목 2024. 10. 21.
작가의 낭송 - 가만히 다가오는 것들 / 나호열 https://youtu.be/osH1RftZfK0?si=vZQJOaVFWjYlR5Ke #작가의 시낭송 #나호열 시인 #가만히 다가오는 것들 2024. 10. 21.
작가의 낭송 - 동백꽃 졌다고 슬프다니요 / 최경선 https://youtu.be/GW89cWWKKpE?si=lu2vsFUInYq7smkl#작가의 시낭송 #최경선 시인 #동백꽃 졌다고 슬프다니요 #동백꽃 #거문도 시편 2024. 10. 21.
작가의 낭송 - 떨어지는 빗방울로 / 국수연 https://youtu.be/OtZYYbQQnTk?si=vPKnRtgPwFc25fSf #국수연 시인 #작가의시낭송 #떨어지는 빗방울로 #빗방울 2024. 10. 21.
호랑무늬딱총새우* / 김승필 호랑무늬딱총새우* 김 승 필 그 집에서는 병뚜껑 따는 소리가 들렸지 보증금도 없이 월세도 없이 아흔아홉 번 꼬리를 흔들어 집 밖 위험 신호를 알리지만 발이 푹푹 빠졌지 병정개미처럼 큰 집게발로 지난여름 물난리에 끊긴 다리를 보수 중인데 다시 무너지는 패각 난 집 지을게, 넌 망을 봐 골목길 지나 이 적요한 은신처 앞에 탕, 탕, 총소리를 내며 긴 더듬이로 타설 중인 집 말라비틀어진 붓 하나 눈에 띄는 저녁 온몸이 기억하는 별서別墅가 내게는 있었지 *제주 서귀포 섶섬 연안에서 발견된 미기록 딱총새우류. (김승필 프로필) 2019년 계간 등단, 시집 황금알 2021, 청소년 고전 , 청소년 문학 에 참여. 2021년 광주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출처: 계간《열린시학》Vol.112 2024년 가을호「이 계.. 2024. 10. 15.
데트라포드 / 이정연 테트라포드 이정원 어떤 격정이 길길이 파랑을 몰고 왔나 누군가에게 가닿아야 할 슬픔이 여기 와서 부딪혀 위로가 될 때 흰 거품을 물고 소스라치던 불량기 많은 바람은 너울성 울음으로 낮춘다 당신은 그 해변에 엎드린 테트라포드 모호한 시구처럼, 난해한 눈빛처럼 묵묵한 일탈의 부름켜로 조각달 같은 목선 한 척을 띄웠는데 난파된 낱말들의 잔해가 일몰의 장엄 속 수묵으로 번지는 것을 보았다 가는 게 세월인지 오는 게 세월인지 흐르는 게 세월인지 수평의 구도로 아득아득 저물다가 습관성 목마름으로 구겨져서 당신 앞에 서면 세월은 물굽이대로 이리저리 휘늘어지면서 이렇듯 발작적으로 부딪는 것이다 이끼 같은 내 마음의 더께를 더 부리지 못하고 철썩철썩 당신의 뺨만 파랗게 치다가 저물어가는 망상의 해변 저쪽으로 낡은 어제를.. 2024. 10. 12.
제77회 셍 망데 국립프랑스예술가협회 가을 전람회 성료 https://www.mediap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153 제77회 셍 망데 국립프랑스예술가협회 가을 전람회 성료! - 미디어피아2024년 9월 26일부터 10월 6일까지, 파리 근교에 위치한 유서 깊은 셍 망데 시청 연회장에서 제77회 셍 망데 국립프랑스예술가협회 가을 전람회 LE SALwww.mediapia.co.kr 2024. 10. 11.
닭의 장풀 / 안정옥 닭의장풀 아침에 핀 닭의장풀 꽃을 송두리째 잘라 물 컵에 넣어주면, 야생은 참으로 거칠다 집안에서 꽃도 펴, 수염 같은 뿌리들 견디는 힘 또한 무지스럽다 들어올 여분도 없는데 벌레들은 어디서 오나 공기 껍질 같은 꽃잎을 바삭이며 빤히 쳐다본다는 착시에 빨려들 것 같다 그래도 꽃잎 속으로 한발 더 들어서면 피보나치의 논리를 따분하게 들어줘야 되듯 남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건 흘린다는 말, 당신에게 흘린다는 건 나의 많은 부분들 가지 쳐야 하듯 닭의장풀의 침묵과 당신에 관한 침묵들 단단한 세상인데 무얼 더 밝힐 수 있겠어 나의 생, 어느 중간쯤 닭의장풀 꽃 보며 에둘러서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 닭의장풀이나 나나 뿌리내린 시간들이 지극히 짧은, 그럼에도 당신의 영역에 들어가질 못해 안달이다 몹시 말하고 싶은데 .. 2024. 10. 9.
무르만스크 / 조용미 무르만스크 조용미 지구의 가장자리 무르만스크에 가볼까 몸이 좀 나으면 오로라를 보러 북쪽으로 가야 하니까 거기서 조금 더 북쪽으로, 25시간 북극행 열차를 타고 쇄빙선도 타고 무르만스크 미술관에도 가야지 생각할 틈도 없이, 지루할 틈도 없이 추위는 몸속을 파고들겠지 명징한 의식으로 우리의 반대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북극에서도 얼지 않는 바렌츠해처럼 혹독한 겨울에도 얼지 않고 들끓는 고통이 필요하다 명징한 의식으로 무르만, 무르만, 가장자리를 찾아 끝의 끝으로 북극권의 북쪽으로 골수까지 추위가 스며들어 슬픔도 시시해져버리고 얼음 같은 언어가 반짝이며 생겨나는 곳 무르만스크로 가야지 ―계간 《문학동네》 2024년 가을호 ----------------------- 조용미 / 1990년 《한.. 2024. 10. 9.
하염없이 / 박성현 하염없이 박성현  하염없이 걷다가문득 하염이란 말이 궁금해졌다가로등 아래 내려 쌓이는 불빛도 하염없는데그 말은 어디서 왔을까 당신 곁에서 하염없이 울다가우리는 왜 하염을 버려둔 채로 울어야 하는지궁금했다 하염은 모래처럼 비좁고 분명한데스며들 때마다 차갑고 서러운데 하염없이 울다가칼바람이 모여드는 성난 골목과높은 파도를 생각했다 나의 안식이란하염없이 쏟아지는 부끄러움과 욕설뿐바람이 짊어진 구름의 무게는왜 한없이 투명한 걸까 왜 당신은 밤낮없이 눈을 감고 있었을까하루에 두 번 간이역에서 정차하는 낡은 버스처럼하염없이 툴툴거렸다그래서 하염이 궁금했다 2024. 10. 6.
관계 / 이해존 ] 관계  이해존       한 번도 뜯어낸 적 없는 것을 드러내자 바람이 빈틈을 메운다  코르크 마개처럼 처음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 담 벽에서 무너져 내린 흙더미는 제자리에 있던 것보다 수북하다  오랫동안 붙들려 있던 것들이 어둠의 부피를 키운다  같은 것이 같은 자리를 찾아가도 아귀가 맞지 않아 다시 닫히는 초점을 맞추기 위해 진땀을 흘린다  한 번 떠나간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때, 어둠을 문지르면 더욱 짙어지는 날들  둘로 나뉘는 순간 연기처럼 빠져나가는, 두 번 다시 들일 수 없을 것 같은 간극  잠시 떨어져 지내보자는 말이 허공에 붙들린 마른 나뭇잎처럼 위태롭다     웹진 님Nim -  2024년 3월호 Vol.33 - 이해존  이해존 시인 2013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당.. 2024. 10. 6.
하북 / 박지웅 하북   박지웅      뼈도 살도 아닌 불그레한 것이 가을볕에 나서 마르고 있다   작은 돌조차 비켜가지 못하는 몸을 지그시 말고 장미줄지렁이는 반지가 되려나 보다  아무도 끼지 않은 반지가 되려고 한 번도 버려지지 않은 반지가 되려고 그을린 활자들이 바닥난 힘으로 환생하는 길바닥  그러고 보니 느린 우체통 속 광야에서 가을을 보낼 내 편지도 바닥이라는 생각   하북 바닥이 장미줄지렁이에게 세상 꼭대기이듯 편지는 높고 쓸쓸한 나의 바닥이라서 가을비 긋고 정인에게 가는 내 갈필의 바깥은 속이 다 비치는 행간이라서   당신이 맑은 종아리를 걷고 저리 건너가고 이리 건너오는가    하북, 하북 입안에 넣고 숨결처럼 발음하면 길고 부드러운 나뭇잎이 생기는 걸 아는지    햇살의 흰 종소리가 잎에 묻었다가 바닥.. 2024.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