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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999

바다가 바다를 넘어가는, 어떤 말도 없이 #3 2022년 6월 13일 그 바다 해 지고 난 후 하늘과 바다가 프러시안 블루빛으로 물들었다. 저 바다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백사장에 앉아서 우리도 프러시안 블루빛으로 물들었다. 무언가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표현할 수 없는 마법같은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저 바다에 갈 때마다 나는 그 말을 받아 적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적을 것이다. _()_ . . . . 코로나19로 3년 여만에 아이를 껴안았다. 너무 벅차서 눈물도 나지 않았다. 중3 때 커다란 이민가방을 들고 혼자 꿈꾸던 길을 나섰던 용감한 아이. 아름답고 아름다운 아이. 당신이 걷는 길이 늘 평안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엄마가 드립니다._()_ 2022. 9. 16.
바다가 바다를 넘어가는, 어떤 말도 없이 #2 2022년 6월 13일 물때 시간을 맞추지 않고 그저 우리가 시간이 될 때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는 바다, 그날은 물때 시간이 '조금'이었다. 해루질을 하려고 물 빠지는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 허리춤까지 물이 빠져나가서 사람들이 걸어 들어가는 저 바닷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너무나도 벅찼던 그 시간, 자꾸만 가고 또 가면 무언가 심장을 두드리는, 한순간의 황홀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그 시간 그 바다를 여러 번 갔지만 단 한 번도 똑같은 바다를 보여준 적이 없다. 자연은 그런 것이다. 2022. 9. 16.
바다가 바다를 넘어가는, 어떤 말도 없이 #1 2022영 6뤟 13일. 그 바다. 우리들의 바다 어떤 목적도 없이 그 바다로 간다, 어렵게 찾아오는 사흘 동안의 시간을 그 바닷속으로 걸어가는 일에 모두 담아버린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다 읽을 수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따스한 감정,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흘러갔을 때 느낄 수 있는, 귀한 마음일 것이다. 어떻게 나에게로 왔는지 어떻게 그대들에게 흘러갔는지 언제나 감사의 기도를 먼저 드리는 눈부신 나날들. 봄부터 매달 찾아가는 저 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몇 번을 더 가야 내 마음속 바다가 깊은 바다가 되어, 터트리지 못한 시의 씨앗 하나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갈까 바다가 바다를 넘어가는, 어떤 말도 없이 아주 잠시 어렵게 얻은 사흘간의 시간을 나는 저 바다에 담아두었다. .. 2022. 9. 16.
청회색 구름을 부르는 #3 교동도 2019년 3월 2022. 9. 7.
청회색 구름을 부르는 #2 교동도 2019년 3월 매화가 눈 뜨는, 매화가 몸 여는 삼월이었다. 탐매 여행은 가지 못하고 새떼와 느티나무를 만나러 갔다. 오래된 집 대문 앞에서 한 그루의 백매를 만났다. 조금씩 느티나무의 수피를 닮아가는 저물녘 청회색 구름이 밀려왔다. 뒷걸음질 치며 셔터를 누르고 또 누르고 눈 깜짝 할 사이에 신비한 구름의 빛을 입었다. 2022. 9. 7.
청회색 구름을 부르는 #1 교동도 2019년 3월 2022. 9. 7.
색의 발아 #3 2022. 9. 7.
색의 발아 #2 교동도 2019년 3월 새떼가 오는 겨울, 새와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노을지는 바다 그리고 오래된 집을 찾아서 교동도에 갑니다. 갈 때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그 집, 그러나 견갑골은 여전히 단단합니다. 2019년 풍경을 이제야 꺼내봅니다. 2022. 9. 7.
색의 발아 #1 교동도 2019년 3월 2022. 9. 7.
무너지다 나도 모르게 빠르게 낡아가고 있었던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느 만큼 천천히 보다 더 천천히 낡아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서서히 천천히라는 말을 믿고 살았던 것이다. 내 몸이 천천히 무너지고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등뼈가 천천히 낡아가고 있었던 것이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일찍 진료받으러 와서 다행이라고 하셨다. 어제는 등뼈에 4개의 주삿바늘을 꽂았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후까지 그림처럼 누워있었다. 오후가 되니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다. 매일매일 조금씩 늘려가며 산책을 하라고 했다. 책상에 오래 앉아있으면 안 된다고, 1시간마다 휴식시간을 가지라고 하셨다. 오후 네 시 오십 분 숲에 스며들었다. 상수리나무가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려서 개울의 목에 턱 하니 걸려 있었다. 여섯 시까.. 2022.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