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840 꽃잎처럼 / 이수익 꽃잎처럼 이수익 그냥 그대로 죽고 싶을 때가 있다. 더 이상을 바라지 않을 시간, 더 이하를 바라지 않을 시간에 그대로 멈춰, 꽃잎처럼 하르르 마르고 싶을 때가 있다. 2007. 8. 17. 풍경의 깊이 / 김사인 p r a h a 풍경의 깊이 김사인 바람 불고 키 낮은 풀들 파르르 떠는데 눈여겨보는 이 아무도 없다. 그 가녀린 것들의 생의 한순간, 의 외로운 떨림들로 해서 우주의 저녁 한때가 비로소 저물어간다. 그 떨림의 이쪽에서 저쪽 사이, 그 순간의 처음과 끝 사이에는 무한히 늙은 옛날의 고요가,아니면 아직 오.. 2007. 7. 30. 금강 하구언 갈대밭에 갔을 뿐 / 이화은 금강 하구언 갈대밭에 갔을 뿐 이화은 저렇듯 광활한 슬픔이 나에겐 없는데 다만 강둑에 앉아 흐르지 않는 시간을 견뎠을 뿐인데 수만 평 갈대밭이 자꾸 따라 온다 그늘 수만 평이 따라 온다 늙은 바람이 갈대의 몸 속에서 꺽꺽 울음을 꺽는다 저 울음의 뿌리를 적실 광활한 눈물이 나에겐 없는데 다만.. 2006. 7. 17. 비밀이 사랑을 낳는다 / 이재무 비밀이 사랑을 낳는다 이재무 더이상 비밀이 없는 삶은 누추하고 누추하여라 사랑하는 이여, 그러니 내가 밟아온 저 비린 사연을 다 읽지는 말아다오 들출수록 역겨운 냄새가 난다 나는 안다 내 생을 그대 호기심 많은 눈이 다녀갈수록 사랑이 내게서 멀어져간다는 것을. 오월의 금빛 햇살 속에서 찬.. 2006. 7. 17. #005 시간을 달라 / 이병률 #005 시간을 달라 '끌림'산문집- 글.사진/이병률 2006. 4. 26. #002 취향 다리기 / 이병률 #002 취향 다리기 '끌림'에서 -사진.글/이병률 2006. 4. 26. #035 좋은 풍경 / 이병률 #035 좋은 풍경 '끌림' 산문집- 사진.글/이병률 좋은 풍경 앞에서 한참 동안 머물다 가는 새가 있다. 그 새는 좋은 풍경을 가슴에 넣어두고 살다가 살다가 짝을 만나면 그 좋은 풍경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생을 살다 살다 죽어가지. 아름답지만 조금은 슬픈 애기. 2006. 4. 25. '열정'이라는 말 - 이병률 사진-이병률 ['끌림'-이병률 산문집 중에서] 2006. 3. 14. 슬픈 꿈 / 안영희 슬픈 꿈 안영희 고즈넉이 어두워지는 겨울의 창을 바라보면 생각난다 萬鍾驛 근처 허름한 밥집 저 혼자 끓고 있는 찌게 냄비와 그 탁자 사이 두고 문득 사내가 하던 말 100일만 주어진다면, 우리가 딱 그만큼만 살고 갈 시한부라면 널 데리고 아프리카로 가겠어 거길 가면 아직도 원시로 살고 있는 그런.. 2006. 3. 6. 개기 일식 / 박남희 개기 일식 박남희 산그늘에 들고 나서야 겹쳐질 때 내 몸이 어두워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산그늘에 핀 꽃을 보고나서야 겹쳐진 빛이 내 몸에 온전히 스며들어 어둠과 한 몸이 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그늘에서 벗어난 후에야 빛과 어둠의 어쩔 수 없는 친화력을 우주의 엄청난 장력으로.. 2006. 3. 6. 이전 1 ··· 80 81 82 83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