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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충만한 고요72

창덕궁 만첩홍매, 멀리서 바라보다 #1 창덕궁 만첩홍매, 멀리서 바라보다 2022년 4월 1일 2020년 2021년 만첩홍매를 만나지 못했었습니다. 어디든 가닿을 수 있는 시간이 와주었습니다. 남쪽에서는 벚꽃이 피어 꽃눈이 쌓인 듯하다는데 꽃이 피었는가 잎이 돋았는가 흘러가는 시간을 그저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오늘 9시 궁이 열리는 시간에 가야지 다짐을 했지만 오후 3시 무렵 길을 나섰습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카메라는 너무 무겁기만 하고, 오랜만에 길 위에 서니 휘청거리기만 했습니다. 늘 가닿았던 그 나무 곁으로, 그 나무와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살구나무 아래 서 있기도 하고요. 통명전 후원에 하염없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창덕궁으로 가서 그렇게나 보고 싶었던 만첩홍매를 만나 두 손을 모으고 경배를 드렸습니다. _()_ 오후 네.. 2022. 4. 2.
길이 있어서 걸었다, 나는 그곳에도 길이 있어서 걸었다, 나는 5년 만에 다시 찾아간 호로고루성, 너무 많이 변해있었지만, 깊이 들여다보니 옛것이 보였다. 2021. 11. 16.
여전히 강물은 흐르고 여전히 강물은 흐르고, 사람들도 함께 흘러간다 2021. 11. 16.
시간은 흘러가도 길은 사라지지 않고 시간은 흘러가도 길은 사라지지 않고 박물관 답사와 문학기행을 다녔던 연천 호로고루성 작년 가을 오랜만에 닿았다. 2009년 호로고루성 2009년 호로고루성 2009년 호로고루성 2021. 11. 16.
물들기 오른쪽 어깨가 무너졌다. 석회화 건염이라고 했다. 쓰라려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달 여 동안 통증클리닉을 다녔다. 왼손으로만 주로 생활했더니 왼쪽 무릎이 무너졌다. 속초에서 카메라를 놓쳤다. 28-300 렌즈가 잘 안 움직였다. 아침부터 비가 왔다. 고장 난 카메라를 들고 경복궁 자경전 꽃담장을 보러 갔다. 복원 중이어서 문이 잠겨 있었다. 여전히 렌즈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 새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 서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았다. 단풍나무와 은행나무를 섞어 보았다. 그리고는 화살나무 아래 오래 앉아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단지 그저, 바라보는 것일 뿐 2021년 11월 8일 경복궁 2021. 11. 12.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디에 2021년 11월 8일 경복궁 2021. 11. 12.
섬이 되고 싶었다-전주 오산마을 고인돌(봄) 섬이 되고 싶었다 삼천 번 동안 꽃이 피었다가 졌다. 그 사이에 당신도 있고 나도 있고 새봄, 그 자리에서 다시 꽃이 피고 있더라. 거짓말처럼 꽃물을 물고 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가는 바람, 살아있으니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 말문을 닫고 눈과 귀를 열어 보이지 않는 소리를 듣고 본다. 2021. 6. 15.
섬이 되고 싶었다-전주 오산마을 고인돌(겨울) 섬이 되고 싶었다 2021. 6. 15.
섬이 되고 싶었다-전주 오산마을 고인돌(초여름) 섬이 되고 싶었다 전주 신도시 근처 마을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고인돌을 만나게 되었다. 지난겨울, 올해 이른 봄, 그리고 다시 초여름 청동기 시대 사람들의 지문이 스며있는 고인돌을 만났다. 섬이 된 고인돌을 보고 싶었다. 모내기가 시작될 무렵, 가고 또 가니 어느 날 만날 수 있었다. 완벽하게, 섬이 되어 있었다. 슬프게도 그 섬이 되는 기간은 무논이 되는 일주일여 뿐이었다. 그 시간 나도 완벽하게 섬이 될 수 있었다. 내 안에 흘러가고 흘러오는 시간이 있으므로, 나도 입술이 있으므로 선명한 입술을 달싹이는 그 섬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3천 년 전의 말들을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무논으로 들어가 손을 얹으니 스며드는 말이 있었다. 이 세상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 그걸 기.. 2021. 6. 15.
미명微明의 시간 #2 미명微明의 시간 #2 2021.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