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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986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또는 철학성을 위해 시를 쓰는 시인 나호열 존재의 내면 들여다보기 또는 철학성을 위해 시를 쓰는 시인 나호열 시인 나호열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86년 데뷔한 이래 그는 꾸준한 작품활동을 전개해 온 중견시인 임에도 시단에서 그를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이 시인을 주목해야 .. 2005. 10. 14.
그 길은 저 혼자 깊어간다 p r a h a 그 길은 저 혼자 깊어간다 / 나호열 직선으로 달리는 길이 뚫리고 길눈 어두운 사람만이 그 길을 간다 어깨가 좁고 급하게 꺾어들다가 숨차게 기어올라가야 하는 그 길은 추억같다 쉴 사람이 없어 폐쇄된 휴게소 입구의 나무 의자는 스스로 다리를 꺾고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들이 길을 메운다 .. 2005. 9. 26.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요크데일, 인디고 책방 2층 창가에 앉아 있다 저 멀리 윌슨 역에 서성거리는 그림자들 조합되지 않은 기호들 같다 401 익스프레스웨이와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나는 고개를 돌려 길을 되짚어야 한다 길을 되짚으려면 시선은 가지런한 서가에 아프게 가 닿는다 저 미지의, .. 2005. 9. 5.
화병花甁 / 나호열 화병花甁 나호열 결국은 시들어 버리는 꽃을 꽂기 위해 내공은 속을 텅 비워버리는 연습인 것이다 주둥이가 깨지고 몽이 금가고 그렇게 살다가 깨끗이 버려지는 것이다 結跏趺坐하고 장작불 고열 속에서 기꺼이 그대의 가슴속에서 열반한 내 사랑 청자도 아니고 백자도 아니고 때깔도 곱지 못한 이 .. 2005. 8. 26.
수평선을 넘어가다 / 나호열 수평선을 넘어가다 나호열 그리움이 담장을 넘고 넝쿨 장미가 담장을 넘고 담장은 마음 밖으로 뛰어나갔다 아득하게 달아나버린 수평선 한 발자국씩 다가서면 그만큼 뒤로 물러서는 수평선 그만큼 넓어지는 바다가 내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다 파도가 무엇인가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끼룩거리는 .. 2005. 8. 26.
밀렵시대 밀렵시대 나호열 단지 다른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을 택했을 뿐이다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만큼만 먹기를 원했을 뿐이다 내 목을 노리는, 내 뒷다리를 옭아매려는 덫들은 눈 속에, 이윽고 썩어가는 낙엽의 밑바닥에 열쇠처럼 숨겨져 있다. 한 발 잘못 내딛었을 뿐이다. 눈 뜨고도 찾지 못하는 맹목.. 2005.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