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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세상과 세상 사이201

벽 나호열 방법은 세 가지다 가고 없는 사람 앞에 서성이듯 스스로 그 벽이 무너져 내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예 그사람 잊어버리듯 벽을 잊어버리거나 아니면 벽을 뚫고 벽을 넘어서거나 그러나 오늘도 나는 내 앞에 버티고 선 우람한 벽을 밀어보려고 한다 사실은 꿈쩍도 하지 않는데 사실은 벽 때.. 2009. 2. 7.
나에게로 가는 길 청간정에서 / p r a h a 나에게로 가는 길 나호열 변화없는 삶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내스스로 생각해도 참으로 곡절많은 몇 해가 지나갔다. 분칠을 해서 변한 것 인지 아니면 허물을 벗어서 변한 것 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간에 몸을 두고 있으되, 정신은 변방으로 하염없이 떠밀리어 갔다는.. 2009. 2. 7.
절망, 너에게 쓰는 편지 / 나호열 p r a h a 절망, 너에게 쓰는 편지 나호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매미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길어야 보름 남짓 지상에서의 짧은 삶을 위해 십 년을 땅 밑에서 보내는 매미의 일생이 처연하리만큼 아름답다. 어디 아름다운 것이 매미뿐이겠느냐. 잠자리, 거미로부터 시작해서 아무 곳에나 풀석풀.. 2009. 2. 7.
놀이의 원형을 찾는 사람들 / 나 호 열 연극인 - 놀이의 원형을 찾는 사람들 나 호 열 여자가 제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던 조선시대에 뚜렷한 이름을 남긴 세 여인이 있다. 황진이, 허난설헌, 신사임당이다. 연극 WWW는 이들 세 여인을 온라인 상으로 불러내 현대 부부의 모습을 반추한다. 역사학자이자 시간강사인 임규는 황진이의 시와 생애.. 2009. 2. 6.
우리詩 좋은시 읽기 / 고성만 우리詩 좋은시 읽기 고성만 타인의 슬픔1 / 나호열 문득 의자가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의자에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으므로 제 풀에 주저앉았음이 틀림이 없다 견고했던 그 의자는 거듭된 눌림에도 고통의 내색을 보인 적이 없으나 스스로 몸과 마음을 결합했던 못을 뱉어내버린 것이다 이미 구부러.. 2009. 2. 2.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1989 나호열 시집 :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 1989 존재와 인식의 먼 길 -정한용(시인·문학평론가 시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친숙하며 낯익은 용어 중 하나는 '서정성'이다. 어찌보면 이젠 낡아빠져 더 이상 새로운 의미를 줄 것 같지 않은 이 용어가, 그러나 지금도 많은 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적.. 2009. 2. 1.
너도 미쳐라 / 나호열 자화상. 1889년 1월. '너도 미쳐라' 이건 내가 나에게 하는 소리다. 나는 80을 살면서 아직 나의 삶에 회의적이다. 그 누군가의 삶에 흠뻑 젖고 싶다. 아주 진한 삶 말이다. 그래서 택한 사람이 반 고흐다. 빈센트 반 고흐, 그는 오늘도 밀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거다. 만나서 '감자 먹는 사람들'과 함께 .. 2009. 1. 26.
우중愚衆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들소 p r a h a 우중愚衆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들소 나호열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렀다. 금세기초 스페인의 산탄데르 州에 사는 한 젊은 기사 技師는 사냥꾼이 발견한 부근의 한 동굴에 깊은 흥미와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첫 번째 답사에서 그는 별다른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소학생들의 서투른 솜씨 같은 그.. 2009. 1. 23.
시쓰기와 사진찍기 / 나호열 사진작가 박흥순은 풍경 사진을 찍고자 하는 이들에게 "풍경은 많이 간 사람에게 좋은 풍경을 보여준다." "자주 마음의 문을 열고 자연을 볼 때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과 마음을 통하지 않은 채 쓰여지는 시는 공허한 말놀음이다. p r a h a 2009. 1. 17.
꿈과 죽음 사이에 걸린 무지개를 찾아서 / 나호열 꿈과 죽음 사이에 걸린 무지개를 찾아서 이영유의 다섯 편의 시 나 호 열 ‘시는 아름답다’는 입에 발린 말이 무색하다. 처음에도 그랬고 끝도 그랬다. 그가 저 세상에 있으니 아무 말이라도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말문이 닫힌다. 어찌 보면 오래 살았고, 또 어찌 보니 너무 짧았다. 生은 그래서 .. 2009.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