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호열 시인/詩 창작 강의262 시정신을 위한 몇 가지 전제 / 엄경희 시정신을 위한 몇 가지 전제 엄경희(문학비평가) 1. 시정신을 문제삼는 이유 '우리 시대의 시정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단일한 하나의 물음이 아니라 매우 근본적인 여러 가지 질문을 촉발시키는 물음이다. 왜 이 시대에 시정신을 묻는가? 이 물음은 이 시대의 시정신이 부재한다는 의구심과 불안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정신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토대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이끄는 막강한 힘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이끄는 힘의 실체를 결코 긍정할 수만은 없다는 회의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가? 결국 우리 시대의 시정신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단순히 답을 도출하기 위한 물음이라기 보다 허약한 시정신의 토대를 점검하고자 하는.. 2024. 1. 20. 예술가의 초상 / 나호열 예술가의 초상 나호열 예술가는 불멸을 꿈꾼다. 아니 모든 사람이 불멸을 꿈꾼다. 단지, 예술가임을 자각하는 사람들은 불멸에 대한 열망이 좀 더 강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짐멜이 Simmel 이 단순한 생명의 연장 more life 이 아니라 그 본능을 넘어서는 more than life 열망을 가진 존재로 인간을 파악했을 때 예술과 예술가는 비로소 탄생한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죽음은 한 편으로는 생의 종결이고 또 한편으로는 생의 완성이다. 인간은 죽고, 예술이 남는다. 시간은 흐르고 대부분의 예술가는 영원히 소멸하고, 소수의 예술가는 작품으로 살아 남는다. 그리하여 예술가는 끊임없이 불멸이라는 화두를 놓고 生과의 대결을 주저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덧씌워진, 허망한 보편적 진리.. 2023. 2. 19. 우리는 왜 써야 할까? / 황정산 제주 2010년 우리는 왜 써야 할까? 황정산 현대사회는 “왜?”라는 질문을 잊게 만든다.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고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 말고 누군가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미 만들어 놓고 있다. 우리는 ‘왜’라는 질문 없이 태어나고 공부하고 또 사회에 입문한다. 왜 사는지 모를 물건을 사고 왜 만나야 하는지 모를 사람을 만나고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 채 돈을 벌고 재산을 모은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나의 욕망이 진정한 나의 욕망이 아니라 누군가의 욕망을 모방해서 욕망하기 때문이다. 나의 욕망은 누군가의 욕망의 대리물이거나 모사일 뿐이다. 이 가짜 욕망이 상품을 만들고 상품을 소비하고 스스로 자신을 상품이 되게 한다. 이러한 시대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 2023. 2. 19. 시가 길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이유 / 황정산 황정산 카카오스토리 2022.11.23 에서 옮김 출처/ 티스토리 2023. 2. 19. 시에서의 역설 / 정유화 부용대 2012년 시에서의 역설 정유화 공광규 시인의 시적 기법인 역설은 악을 통해서 선을, 혹은 허위를 통해서 진실을 드러내는 기법으로 작동한다. 그러므로 그의 역설에서는 대부분 대립되는 두 개의 대상이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두 존재가 표면적으로 확연하게 대립되는 것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만약에 처음부터 양자(兩者)의 대립이 나타난다면 시는 재미와 감동을 잃고 시적 의미만 뼈대처럼 단조롭게 남게 될 것이다. 그의 역설의 특징은 대립되는 두 대상이 처음에는 동일성을 공유하다가 나중에 그 차별성을 드러낸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동일성에서 차별성으로 전환되는 그 시점에서 시적 감동과 시적 메시지가 미학적으로 산출되고 있다. 역설에 의한 시적 메시지를 다음 시를 통해서 확인해 보도록 하자. 상해박물.. 2023. 2. 19.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 / 송수권 인도 2019년 1월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 송수권 시인 시적 표현과 진실에 이르는 길 - 상상력이란 것은 인지능력, 즉 경험을 통과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산골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는 해가 산에서 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갯가에서 자란 아이는 해가 바다에서 뜬다고 여긴다. 어린이는 돌을 단단한 장난감으로 여기나, 성숙한 어른은 돌을 용암이 굳어져서 풍상에 깨어진 인내, 인고의 표상으로 본다. 이것이 인식의 눈이며 표상능력이다. 나의 경험으로도 유형화되고 유통 언어에 걸린 시들을 몰아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고백한다. 진지한 시작(詩作) 과정의 극기훈련 없이는 대중화에 물든 저속성의 시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호우처럼 쏟아지는 정보매체의 언어에 시인은 헌신하는 것이 아.. 2023. 2. 19. [스크랩] 시란 무엇인가 /박태상 시란 무엇인가 박태상(문학평론가) 시란 언어예술인 문학의 영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양식이다.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구하였지만, 간단한 해답을 내리기는 어려움만을 깨닫게 되었다. 즉 “시의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 2015. 10. 8. [스크랩] 올바른 시정신과 세계성으로서의 시 올바른 시정신과 세계성으로서의 시 박주택(시인, 경희대 교수)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듯 시를 기다린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고통스러운 만큼 행복도 큰 법이다. 도대체 시가 무엇이기에 매어 있단 말인가? 멀게는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이나 연합서클 시절로부터 오늘에 .. 2015. 1. 29. [스크랩] 시 詩의 반성 反省 시 詩의 반성 反省 염무웅 雨水節 南녘 바람에 江얼음 녹누마는 엄니 가슴 恨은 언젯 바람에 풀리노 눈 감아 깊은 잠 드시고야 저승 따 다 적시는 궂은 비로 풀리려나 ① 팔할이 노예근성, 나머지는 쓸개다. 애비니 할애비니 고조니 고고조 쩍부터 북, 남, 동, 서, 조아려 국.. 2015. 1. 29. 안도현의 시세계 안도현의 시세계 나호열 구정 연휴도 지나고, 이제 졸업과 입학 그리고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많이 기다리셨을 것으로 생각되면서도 예정을 넘기게 되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우선 여러분들께서는 자료실에 올려져 있는 안도현 시인에 관련된 자료들을 꼼꼼히 읽어 .. 2014. 8. 17. 이전 1 2 3 4 5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