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風燈)
강인한
그대의 손이 사라진다.
전 생애의 적막이 사라진다.
제 뿌리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어올려
나무들이 배경에서 떠나가는 시절이다.
어두운 하늘 속
저마다 혼자씩 사라진다.
그대의 손이 내 비루한 추억을 뿌리치고
사라진다.
어두운 하늘 속을
하늘보다 더 어두운 마음 안고
이승엔 듯 저승엔 듯
낙엽이 진다.
―시집 《장미열차》 2024
《불교평론》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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