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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어
김경성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는
빛의 그물에 걸러지는 저음의 빛마저 다 지워버린
몸을 키운다
벗겨낼 수 없는 눈꺼풀은 생을 이끄는 길의 눈
보이지 않으나 몸의 감각으로 소리를 보는
예측할 수 없는 신비
집도 절도 없이 텅 빈 내 몸의 비늘을 긁어내며
가보지 못한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처 속으로 짠물이 들어가도
바닷물의 농도에 나를 맞추었다
절여진 상처는 어느 순간 덤덤했다
바다의 소실점이 되어 살아가는 심해어
바다 너머로 가고 있다
-<다시올 문학>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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