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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의 봄 #최경선 시인
매향리의 봄
최경선
꽃 걸음 걷고 싶은 날 매향리 간다
녹슨 세월 진술처럼 쟁여둔 곳
오랜 시름 아랑곳 않고
수굿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풀꽃
지천으로 피었다
바야흐로 봄이다, 봄
굶주린 새떼처럼 맹목으로 날아오던 포탄 아래
잊지 말라고, 잊지 말자고
즐비하게 꽃차례 올리는 꽃마리
부대낌의 흔적 무더기무더기 쌓여있어도
민들레 결연히 꽃대궁 올리고
예사롭지 않는 뽀리뱅이 꽃물 밀어 올리느라 한창이다
운동장에선 아이들 뛰노는 소리 종달새처럼 날아오르고
꽃마리 민들레 지고 나면 찔레꽃 피고
잇따라 갯메꽃 해당화 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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