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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파미르 고원

물이 든 어떤 새의 말 #5

by 丹野 2022. 8. 26.

 

 

 

 

 

 

 

 

 

 

 

 

 

 

 

 

 

 

 

 

 

 

 

 

 

 

 

 

 

 

 

 

 

 

 

 

 

 

 

 

 

 

 

 

 

 

 

 

 

 

 

 

 

 

 

 

 

 

 

 

 

 

 

 

 

 

 

 

 

 

 

 

 

 

 

 

 

 

 

새 한 마리가 무리와 떨어져서 혼자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젖은 입술이 마르지 않게

물에 적셔가며 콕콕 씁니다. 쉼표이거나 말줄임표이거나

어떤 말이어도 좋을 그런 문자를 씁니다.

 

이따금 물음표 같은 갯지렁이를 본문 바깥으로 내보내기도 하면서요.

 

세상의 모든 풍경은 단 한 번 뿐이라는 어느 사진작가의 글이 생각이 났습니다.

 

새 한 마리를 오래 바라봤습니다. 저도 저 새처럼 그런 시 한 편 쓰고 싶다고 간절히 원하면서요.

 

 

 

저, 새의 몸짓 하나하나 다 바라봅니다. 마치 그날인 듯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서 새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