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어떻게 변해가나요?
┃숲은 어떻게 변해가나요?
숲은 변합니다. 인간이 하나도 손을 대지 않고 보존하여도 그대로 숲은 변해갑니다. 어떻게 변해가냐고요?
바위나 암석이 바람에 풍화되어 처음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은 땅이 만들어지지만 세월이 지나면 지의류나 이끼들이 들어와 살게됩니다.
차츰차츰 풀이 무성한 초원으로 바뀌고 소나무와 같이 햇빛을 좋아하는 나무들이 자라 숲을 이룹니다. 그 다음에는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싹터 자라 숲을 이루고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는 안정된 숲이됩니다.
이렇게 오랜 동안에 걸쳐 숲의 모양이 바뀌어 가는 것을 '숲의 천이'라고 합니다. 숲의 천이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의류와 이끼들이 삽니다.
산불이 났거나 사람들에 의해 파헤쳐진 맨 땅에서 제일 먼저 출현하는 것은 이끼나 지의류입니다. 이끼는 생명력이 아주 강해서 어떤 식물보다도 널리 퍼져 있어요. 아주 무더운 적도 지방에서부터 일년 내내 얼음으로 덮여있는 남극 지방에 이르기까지 퍼져 있으니까요. 동굴 속처럼 햇빛이 거의 안드는 곳이나 메마른 땅에서도 살아가지요. 이런 곳에 이끼가 자라나면 땅이 기름져저서 다른 식물들이 살 수 있게 된답니다. 또 작은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해요. 새들은 둥지를 지을 때 폭신폭신한 이끼를 깔아서 알을 보호하기도 하지요.
지의류는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복합체가 되어 생활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지의류는 다른 식물이 도저히 살 수가 없는 추운 극지와 높은 산에 드러난 바위 면에 붙어 살면서 특수 화학물질을 배출하여 바위 면을 분해시켜서 토양을 만드므로 다른 식물이 들어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줍니다.
풀이 무성한 초원이 됩니다.
산에 가면 바위의 이끼가 덮인 자리에서 풀과 키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이끼로 인해 기름져진 땅에 망초, 쇠별꽃, 냉이류, 꽃다지 같은 한해살이 풀이 처음으로 들어와요. 이들은 바람에 의해 많은 꽃씨를 날리는데 거친 땅에서도 잘 자란답니다.
그러나 이들은 1년밖에 못살아요. 이처럼 생명이 다한 1년생 초본(흔히, 잡초라고 하죠)은 썩으면서 척박한 토지를 비옥한 땅으로 바꿔줍니다. 이렇게 일년생 식물들의 풀밭이 만들어지면서 시간이 지나면 쑥, 토끼풀, 쇠뜨기 같은 여러해살이 풀이 들어옵니다. 여러해살이풀은 1년 이상 사는 식물로 겨울에는 눈을 땅속에 두고 땅 위는 로제트를 형성하거나, 땅 속에 잠자는 씨앗을 두어 겨울을 넘깁니다.
소나무 같은 양지식물이 자랍니다.
풀들에 의해 다소 비옥해진 땅에는 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나무들에 의한 숲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처음의 숲은 주로 햇볓을 좋아하는 나무들입니다.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는 여러분도 아주 잘 알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소나무 종류입니다.
최초의 숲이 만들어지면 오랜 시간 숲을 유지합니다. 한 20년쯤 지나면 소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서 숲 속에 그늘이 지면 예전에 자라던 풀들과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응달에서 잘 자라는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떡갈나무와 같은 넓고 큰 잎사귀를 가진 나무들이 소나무 그늘 속에서 쑥쑥 자라납니다.
15년 내지 20년쯤 지나면 이 넓은잎 나무들이 소나무 사이에서 무성하게 자라 서로 경쟁하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강한 나무들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안정된 숲이 됩니다.
넓은잎 나무들이 많이 자라면 전에 살던 들쥐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다람쥐, 사슴과 같은 나무열매나 잎, 연한 줄기를 먹고 사는 짐승들이 찾아옵니다.
이제 숲은 너무 어두워져서 이 나무들의 어린 나무도 더 이상 자랄 수 없게 되고 대신 너도밤나무, 참나무 종류가 그 아래서 자라기 시작합니다. 또 여기서 100년이 지나면 소나무를 물리치고 숲의 주인이 되었던 단풍나무, 물푸레나무는 너도밤나무와 참나무 종류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어야 합니다.
한 150년쯤 되면 너도밤나무와 참나무 종류들이 숲의 왕좌를 차지하게 되니다. 이렇게 어떤 지역에서 처음의 나무나 동물이 다른 종류로 점점 변해가는 것을 '천이'라고 하며 천이의 마지막으로 안정된 숲을 이룬 것은 '극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완전한 극상이란 존재하지 않고, 참나무로 이루어진 극상은 또 다른 천이과정을 거쳐 끊임없이 변해갈 것입니다.
이제 숲은 다 성장하여 다람쥐, 살쾡이, 사슴. 여우, 멧돼지, 곰, 그리고 많은 다른 생물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커다란 집이 된 것입니다.
┃식물의 조상은 누구?
석탄기 이야기
3억년 이전인 석탄기 동안 지구에는 삼림이 번성했다. 기후가 따뜻하고 습도가 높았으며 광대한 습지대가 나무로 뒤덮여 있었다. 당시의 나무들은 오늘날의 속새류와 양치류의 조상들이었다. 이 식물들의 키는 15-30m까지 되었다.
석탄기는 사철의 구별 없이 따뜻하고 비가 많은 날이 이어졌고 꽃도 새도 포유류도 없었다. 가끔 얕은 물에 물고기가 뛰놀았고 도롱뇽 모양의 거대한 양서류가 늪지대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기어다녔으며 습기 찬 나무토막이나 잎새 사이에는 거대한 곤충들이 숨어 있었다.
만약 석탄기의 삼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지구 위의 생물계는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또한 오래 전에 사라진 삼림의 잔해들이 축적되어 두꺼운 층을 형성했고 이어 생성연대가 짧은 퇴적암층이 그 위를 덮으면서 압력이 가해지자 그 유기물질의 층은 거대한 석탄층이 되었다.
속새
3억년이 넘도록 살아온 속새는 우리나라에 10종류가 있어요. 속새류는 번식하기 위하여 꽃 대신 줄기의 끝에 포자를 생산하는 원추형 기관을 갖고 있어 포자를 방출하는데, 본 줄기의 속은 비어있고 광합성을 위해서 잎 대신 식물의 녹색 줄기를 이용해요.
속새의 줄기는 일부분 세포에 규산염이 축적되어 있어 감촉이 거칠다.(규산염은 운모와 모래의 성분으로 단단한 유리질의 광물질이다.) 화학적인 광택제가 발명되기 이전에는 이러한 식물들이 냄비를 닦고 마루를 문지르는데 이용되었다. 아직도 일부 악기공들은 목재악기를 만들때 부드럽고 미세한 마모제가 필요하면 속새류를 사용한다.
쇠뜨기와 뱀밥
쇠뜨기
축축한 풀밭이나 논둑에서 저절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꽃이 피지도 않고 홀씨로 자손을 늘려가요.
땅속줄기가 길게 뻗으면서 자리기도 하고, 봄에는 뱀밥이 먼저나와 자라서 홀씨를 퍼뜨려 수정이 되면 5-6월경 싹이 터 뱀밥이 시들 때쯤 올라와요.
영양줄기 쇠뜨기는 선명한 초록색이고 땅 위에 위로 곧게 자랍니다. 마디는 잔가지가 많이 돌려나며 네모집니다. 쇠뜨기의 꽃과 같은 구실을 하는 생식경을 뱀밥이라고 하지요.
뱀밥
우리에게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주는 식물로 봄바람에 간지러운 듯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마치 허공에 무엇이라고 쓰는 붓모양처럼 보입니다. 뱀머리와도 비슷해 보이죠? 아주 빨리 자라며 풀 위에 머리를 내민지 10일쯤이면 다 자라요.
뱀밥의 머리 생김새가 6각형 타일을 깔아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자람에 따라 모습이 달라져요. 타일을 떼어 붙어 있는 주머니를 잘라보면 안에 작은 알갱이가 잔뜩 쏟아져나와서 솜처럼 됩니다. 이것이 홀씨지요.
홀씨로 자손을 퍼뜨리는 것은 먼 옛날에 생긴 오래된 식물의 특징입니다. 씨와 달리 직접 싹트지 않고 수분을 얻으면 먼저 이끼 비슷한 전엽체가 되지요. 4-5일이 지나면 몸의 일부에 알과 정자를 만듭니다. 정자가 물에 있으면 알로 헤엄쳐 그 속에 들어가 수정을 합니다. 알에서 어린 식물이 싹이 트면 쇠뜨기가 되지요. 결국 뱀밥의 어미는 쇠뜨기랍니다.
고사리
고사리류는 속새류처럼 3억년전 석탄기의 삼림에 번성하던 식물로, 일부 양치식물의 줄기둘레는 1m에 가까웠고, 높이는 30m에 이르렀답니다.
오늘날 모양이 비슷한 양치류가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열대우림에는 분포하는데, 가장 키가 큰 양치류는 높이가 21m에 달한다. 그 숲 속에 가면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 오래전 석탄기의 숲을 상기할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사리는 햇볕이 잘드는 숲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옛날부터 즐겨 먹는 식물이지요. 땅속줄기는 얼기설기 뻗고 비늘로 싸여 있으며 줄기처럼 보이는 것이 잎자루이며 고사리는 땅위 줄기는 없답니다.
잎자루는 1m까지 자라며 쪽잎들이 깃털 꼴로 나란히 모여나며 꽃이 피지 않고 뒤쪽에 홀씨가 생겨서 번식하지요. 주먹 쥔 아기 손처럼 생긴 잎이 펴지기 전 어린순을 꺾어 삶아 먹는데 독이 있어 삶아 하루쯤 우려내어 먹어야 하는데 그냥 먹으면 눈이 멀 수도 있답니다.
관중
전국의 산지의 습하고 그늘진 곳에 흔히 자라는 고사리과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1.4m정도까지 자라며 5-6월 포자가 떨어져 번식합니다.
둥근 모양은 자신의 몸에 떨어진 식물체나 물을 가운데로 모아 양분으로 쓰는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먹기도 하는데 해열, 두통 등의 약재로 쓰입니다.
꽃은 피지 않으나 풀잎의 모양이 아름답고 질서있게 자라면 크기 때문에 정원이나 베란다에 놓아 두어도 어울리며 요즘은 돌담 장식용으로도 쓰는 관상용 풀이랍니다.
┃죽은 나무도 필요해요 |
산림지구에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죽은 나무가 보입니다. 어려운 말로 고사목이라고 하는데, 나무를 자세히 보면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요. 나무에 사는 곤충을 잡아먹는 딱다구리가 파 놓은 구멍이랍니다.
이처럼 고사목은 곤충을 길러내 딱다구리의 먹이를 제공하기도 하고 나무를 분해하는 버섯도 살고, 구멍이 필요한 벌들의 집이 되는 등 숲에서는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효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재료공급 측면에서 보면 나무만큼 지속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재료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숲 속의 고사목은 폐기물이 아니라 동물들의 서식처이자 부패한 다음에는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고사목은 산림생태계엣 중요한 역할을 하무로 독일의 바덴- 뷔르템베르그주에서는 경제림내의 고사목 비율을 현재 5㎥/ha를 10㎥/ha 가까이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하고 있답니다.
출처 / 무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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