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 장석주
모란꽃 수명은 짧고
별들은 궁륭에서 벌 떼처럼 붕붕거린다.
방울새는 땅에서 알을 품고
뱀장어 치어들은 봄강을 거슬러 오른다.
늙은 어머니가 새벽에 깨서
빗자루로 마당을 쓰는 동안
밀실에서는 육해공군의 머릿수와
野砲와 장거리미사일을 대폭 늘리려고
머리를 맞댄 채 긴 회의를 한다.
그들은 결심을 하면
서류마다 서명을 한다.
적란운과 별똥별과 오솔길은 모르고
단것과 뇌물과 회의에
빠진 사람들은
계속 늘고 있다.
지구는 큰일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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