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천천히 와 / 정윤천

by 丹野 2009. 3. 14.

 

 

천천히 와

 

정 윤 천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 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갯길과 가쁜 숨결마저도
자신이 감당하리라는 아픈 말
천천히 와

아무에게는 하지 않았을, 너를 향해서
나지막이 들려준 말
천천히 와.

 

 

 

 

'이탈한 자가 문득 > 향기로 말을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벽 / 장석주  (0) 2009.03.14
가을 法語 / 장석주  (0) 2009.03.14
늑골이 아프다 / 윤관영  (0) 2009.03.14
어쩌다, 내가 이쁜 / 윤관영  (0) 2009.03.14
늪의 사랑 / 최석균  (0) 2009.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