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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늑골이 아프다 / 윤관영

by 丹野 2009. 3. 14.

 

 

 

늑골이 아프다

 

윤관영



태고 적, 비 내린다
낙엽송 이파리에 부서지며, 가살가살
안개로 오른다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
비 오시는 중이다
나무는 우기雨氣마자 몸통으로 빨아들여
배앝는 중이다
바위도 비가 이마를 넘칠세라
제 혈관을 열어 젖는 중이다
땟물로 닮은 마룻장도 이 때만큼은
온전히 습해 보는 것이었는데,
이 현재적인 진행들 틈에서
내 늑골도 젖는지
자꾸 한숨이 나왔다
마당엔 비 한 방울 고이지 않고,
온전히 젖어 숨 쉬는 그 틈바구니에서
우정 담배를 물 수 없었다

비오면, 어느새
응달마을 황 씨네 마룻장으로 간다
가서 나도 진행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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