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의 사랑
최석균
이별이 싫어서 덥석
걸음을 낚아재는 것이리라
단번에 온몸을 받아 껴안고
혼백까지 빨아들이는 것이리라
명경같이 단장한 몸
슬쩍 버들가지도 당겨보고
잔물결 언 손길로 기러기도 안아보고
푸른 가슴에 무심한 달을 품을 때면
미풍에도 깊이 흔들렸던 것이리라
출렁이던 몸에 물기가 빠질수록
하나 둘 발길 돌리는 빽빽한 세상
발목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리라
야트막한 숨을 몰아쉬며
달아나고픈 생각까지 빨아들여
속을 채우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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