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 가득 봄볕이
황인숙
길바닥에 낡은 소쿠리 하나 기우뚱 서 있다
그 밑에 쌀알이 반의 반 움큼 흩어져 있다
아주까리 씨앗같이 얼룽얼룽 여무신 얼굴로
할머니 한 분 담장에 기대 앉아 지켜보신다
무엇을 잡으시려는 걸까?
비둘기 한 마리 아장걸음으로 기웃거린다
나도 기웃기웃
소쿠리 가득 봄볕
할머니 눈에 봄빛
땅바닥 어룽얼룽, 흩어진 쌀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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