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파두 / 황인숙

by 丹野 2009. 3. 3.

 

 

 

 

파두

-리스본行 완행열차

 

황인숙

 

 

잠이 걷히고

나는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어떤 암울한 선율이 방울방울

內分泌됐다

공기가 으슬으슬했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니

한층 더 으슬으슬하고 축축한

어둠이었다

 

끝없이 구불거리고 덜컹거리는

産道를 따라

구불텅구불텅

덜컹덜컹

미끄러지면서

(이 파두, 숙명에는 기쁨이 없다)

 

나는 점점 더

부풀어 올라

탱탱해졌다

오줌으로 가득 찬

방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