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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丹野의 깃털펜/김경성 - 근작시

너트와 볼트 / 김경성

by 丹野 2024. 12. 19.


너트와 볼트

김경성


나는 사라진다
너도 사라지고 우리 모두 사라진다
그 후 오랫동안 서로를 들여다본다

아주 작은 내가 당신의 몸을 감싸 안고
있는 힘껏 조일 때
비로소 한 세상이 열린다

그 누구라도
그 무엇이어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당신과 나
개울을 건너고 강을 건너며
이쪽과 저쪽을 잇는 첫길이 되어
흘러가는 것들을 오래오래 바라볼 수 있다면
맞닿아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우리로부터 번지는 파장
느슨해진 세상을 여민다


-월간 <모던포엠>202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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