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트와 볼트
김경성
나는 사라진다
너도 사라지고 우리 모두 사라진다
그 후 오랫동안 서로를 들여다본다
아주 작은 내가 당신의 몸을 감싸 안고
있는 힘껏 조일 때
비로소 한 세상이 열린다
그 누구라도
그 무엇이어도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당신과 나
개울을 건너고 강을 건너며
이쪽과 저쪽을 잇는 첫길이 되어
흘러가는 것들을 오래오래 바라볼 수 있다면
맞닿아 그 무엇이라도 될 수 있는
우리로부터 번지는 파장
느슨해진 세상을 여민다
-월간 <모던포엠>202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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