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리라 / 나호열
오래 된 마을에
사람들은 가고 공덕비만 남았다
돌이 굳다고
그 속에 새긴 허명들이 단단하겠는가
남쪽
바닷가 어느 마을의 시비처럼
나도 당신의 남쪽 바다 끝머리에
서 있고 싶다.
해풍이 덮고
노을이 쓸어주고
새들도 여린 목청 올리는
나는 당신에게 건너가는 꽃다발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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