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황홀
김경성
어떤 나무는
절구통이 되고
또 다른 나무는 절굿공이가 되어
서로 몸을 짓찧으면서 살아간다
몸을 내어주는 밑동이나
몸을 두드리는 우듬지나
제 속의 울림을 듣는 것은 똑같다
몸이 갈라지도록, 제 속이 더 깊게 파이도록
서로의 몸속을 아프게 드나든다
뒤섞인 물결무늬 절구통 가득히 넘실대며
절굿공이 타고 흐른다
- 『우리詩』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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