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연 해인사 장경판전
경남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국보 32호)은 고려시대인 1236~1251년 만들어졌다. 총 8만 1,258장의 목판에 부처의 가르침을 새겼다. 벌레 먹고 썩기 쉬운 나무로 만든 경판인데도 망가지지 않고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놀랍다. 팔만대장경을 모셔둔 장경판전(藏經板殿ㆍ국보 52호)의 건축 구조에 비밀이 숨어 있다. 장경판전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팔만대장경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해인사가 14일 장경판전 내부를 공개했다. 해인사 스님들도 한 번 들어가보는 게 소원이라는 곳, 연구 등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 해인사 종무회의에서 스님 10명의 만장일치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고려대장경 초조본 판각을 시작한 지 1000년이 되는 올해, KBS가 제작 중인 특집 다큐멘터리 '다르마'의 촬영을 위해 빗장을 열었다. 고려대장경 초조본은 1011년 판각을 시작해 1029년 완성됐으나, 몽골 침입 때 소실됐다. 이후 다시 만든 재조본이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장경판전 수다라장(修多羅藏) 안으로 들어갔다. 장경판전 4개동 중 법보전과 함께 팔만대장경을 모신 곳이다. 경판을 꽂아둔 판가(板架)가 길게 늘어서 있다. 장마철이라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도 내부는 전혀 눅눅하지 않고 쾌적했다. 벽에 붙박이 살창이 뚫려 있어 습기가 들어오고, 제습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신기했다.
장경판전 책임자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연구원 보존국장 성안스님은 팔만대장경 목판이 상하지 않는 비밀이 바로 이 살창에 있다고 설명했다. 수다라장과 법보전은 각각 정면 15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칸마다 위에 하나 아래에 하나씩 살창이 있는데 서로 크기가 다르다. 건물 앞면은 윗창이 작고 아랫창이 큰 반면 뒷면은 그 반대로 배치돼 있어, 밖에서 들어온 공기가 건물 내부를 한 바퀴 돌아 나가는 대류 현상이 일어난다. 덕분에 인공 설비가 전혀 없는데도 통풍과 환기가 완벽하다.
판가의 구조도 경판과 경판 사이 틈새로 바람이 위에서 아래로 통하게 돼 있어 경판 표면의 온도와 습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물 바닥에도 비밀이 숨어 있다. 깊이 땅을 파서 맨 밑에 모래와 횟가루, 찰흙을 깔고, 중간에 숯, 맨 위에 소금을 넣었다. 습기가 많으면 빨아들이고, 가물 때는 습기를 내뿜는 자연 습도 조절 장치다.
성안스님은 "장경판전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지어진 과학적 건물"이라며 "기계의 힘을 빌지 않고 온ㆍ습도 조절이 이만큼 잘 되는 건물은 현대 건축술로도 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목조건물인 장경판전이 허술해 보인다고 새 건물을 지은 적이 있다. 해인사에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첨단공법 콘크리트 건물을 지었으나 시험 삼아 경판을 몇 장 옮겨 놨더니 뒤틀림과 결로 현상이 생겼다. 지금 그 건물은 스님들 선방과 쉬는 곳으로 쓰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 지붕 기와를 튼튼하게 한다며 무쇠로 바꾸려다 포기한 일도 있다. 지붕이 무거워져 기둥이 주저앉고 벽에 금이 가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그때 만든 무쇠 기와가 수다라장 판가 밑에 몇 장 놓여 있다.
비밀은 크기 다른 위·아래 살창… 통풍·환기 완벽 "장마에도 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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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성안스님이 팔만대장경을 모신 수다라장 |
출처 / 한국일보
"대장경 문화축전으로 日 관광객 유치"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co.kr
- 입력시간 : 2011.05.25 17:22:23
- 수정시간 : 2011.07.30 20:22:34
이번 팸투어는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과 해인사 일원에서 개최되는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일본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6일 오후 5시30분부터 경남발전연구원 1층 세미나실에서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에 대한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소개를 위한 축전 홍보설명회가 열린다.
27일에는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주 행사장과 해인사를 직접 방문해 주행사장 건축현황과 홍류 마음길 조성계획을 청취하고, 장경판전을 둘러보며, 축전 기간 중에 열리는 등 만들기 체험도 한다.
경남도는 이번 팸투어는 우리나라 방문 관광객 중 39%를 차지하고 있는 주 타깃시장인 일본의 여행사 관계자가 대상인데다 대장경 조직위에서 사전에 제공된 축전 자료를 통해 관심을 가진 여행사들로 구성돼 실질적인 관광상품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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