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서] 한없이 맑고 푸르른 제주도 길 위의 곰솔을 찾아서 | |
산방산이 멀리 내다보이는 마늘 밭과 양배추 밭 풍경. | |
[2011. 2. 21] | |
자갈 밭 위에 저절로 형성된 깊은 숲, 곶자왈. | |
앙증맞게 표시된 올레의 화살표를 따라 걸으며 만난 곶자왈은 참 특별한 숲입니다. ‘자왈’은 제주도 마을 분들께서 자갈과 같은 작은 돌을 뜻한다고 가르쳐 주셨는데, 사전에는 ‘덤불’을 뜻하는 제주 말이라고 합니다. ‘곶’은 숲을 뜻하는 말이고요. 사전에 어찌 됐든, 곶자왈은 제주도 분들의 이야기처럼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평지 숲입니다. 돌이 많은 땅이어서 사람이 살기 어려워 오래도록 방치해 둔 땅에 저절로 이루어진 덤불 숲이 바로 곶자왈입니다. | |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제주 올레길. | |
푸른 숲 속의 오솔길과 함께 푸른 바다 옆으로 난 길도 산책에는 참 좋은 길입니다. 유행처럼 제주도 올레 길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데에는 까닭이 있는 겁니다. 끝없이 수평으로 펼쳐지는 풍경 안에 담기는 초록 빛 아름다움은 이 즈음 제주도 올레 길의 특별한 멋이지 싶습니다. 중부지방에 비하면 제주의 날씨는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만큼은 매우 찹니다. 지난 주 초, 제주의 시내버스에서 내려 행복한 걷기에 나섰던 고내 포구 길에서도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았습니다. | |
수산봉 남쪽의 수산리 저수지 가장자리에 서있는 4백 살 짜리 곰솔. | |
수산리 저수지 가장자리에 서있는 곰솔입니다. 4백 살의 오래된 나무입니다. 나이에 비하면 키는 그리 크지 않은 나무입니다. 기록에는 12.5미터로 돼 있습니다만, 실제로 나무 앞에 서서 보니, 그보다 작아 보입니다. 기록이 틀린 게 아니라, 전혀 늙어 보이지 않고, 싱그러운 젊음을 간직한 듯한 자태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수산리 곰솔의 가지펼침은 키의 두 배나 되는 24.5미터입니다. 조금 비스듬히 서서 물가로 가지를 넉넉히 드리웠습니다. | |
올레 길 코스를 알리는 앙증맞은 안내 표지. | |
걸어서 지나온 제주에서의 사흘은 행복했습니다. 제주의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는 제자를 만난 일도 그 행복을 더해 주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연을 맺은 제자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아끼는 데에 비하면 길 안내가 허술하게 느껴져, 가끔씩 불필요한 헛걸음을 해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다시 걷고 싶어지는 늘 푸른 길임은 틀림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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