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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폭설 / 나호열

by 丹野 2009. 1. 10.

 

p r a h a

 

 

폭설 /  나호열
                                                                        
하늘이 똥을 누신다
무량하게 경전을 기다리는 사람들 위로
몇 날 며칠을 똥을 누신다
거름이다
말씀이다
사람들이 만든 길을 지우고
몇 그루의 장송도 넘어뜨렸다
아우성에도 아랑 곳 없이
부질없는 쇠기둥을 휘게 만들었다
하늘에 방목한 것은 조개, 양떼, 새털 이름을 가진
구름 뿐,
냄새나지 않는 똥을 누시는 까닭이다
무량하게 사람들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린다
아우성치지 마라
말씀의 거름 잘 새겨들어라

깊은 어둠에서 눈은 더욱 밝게 뜨이고
순백의 천지는 눈을 더욱 멀게 만든다


어둠을 두려워하지 마라
철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라

산은 그럴수록 더욱 우뚝하다

 

 

 

 

로드리고 /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1악장 Villano y Ricercare (Adagietto - Andante moder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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