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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해돋이

by 丹野 2009. 1. 8.

 

 

해돋 / 나호열

 


다시는 아침에 눈 뜨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간절하게 아침이 오지 않기를 기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어도

예쁜 악마같이 해는 솟아오른다

눈을 가린다고 햇빛을 막을 수 없고

저녁과 새벽 다음에는 어김없이 아침이 온다


어느 사람은 바다에서

어느 사람은 높은 산정에서

불끈 솟구치는 불송아리를 보았으리라

그러나 저 어둠을 밀쳐내는 힘은

죽기보다 살기가 더 힘들다는 정답을

죽기보다 살기가 쉽다는 오답으로 당당한

무던한 사람들의 가슴에서 태어나는 것임을


나는 오늘 아침

국기 게양대의 깃발로 펄럭이면서

바람이 거셀수록 더 힘차게 쿨럭이면서

불장난을 하고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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